노량의 빛이 되어 / 자작시(12)

by 시 쓰는 소년

포구마다 부서진

두어척의 전선들이

창백한 달빛 아래 일렁인다.


타다 말고 으스러진

반쪽짜리 돗대는

잔혹하고 처절했던

그을음 되어 애처로이 남아있다.


흐느끼는 아낙네의

한(恨) 서린 품안에는

아비를 기다리다 지쳐버린

여린 숨소리만이 가득하다.


슬픔으로 가득한

이 바다는 아무말이 없는데

철없는 갈매기만이

끼루룩, 끼루룩 소리내어 날아간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찾은 노량에는

출렁이는 파도만이

하염없이 부서지는데


세월속에 묻어 놓은

먹먹한 그을음은

온데간데 없구나.


노량의 밤하늘이

이토록 어둡거늘

충무공의 애국충절은

더욱 빛이 나는구나.


아아. 나라 잃은 슬픔이여.

아아. 지키지 못한 내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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