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을 떠나간 새

다른 쉴 곳이 생겼지.

by 반하다

곱게, 곱게 키우는 것까지.

곱다는 것도 각자의 의미대로면 좋지.


물과 모이를 가득히 채워두고

문을 활짝 열어두지.


배를 채우고 새는 떠나지.


새장에는 여전히 물과 모이가 가득하지.

문도 열어두지.


떠나니 돌아오지 않지.


어느날 , 보았지.

튼튼하고 멋진 나무 위,

푸른 하늘과 밝은 햇빛을 품은 둥지.


또 다른 날, 보았지.

비바람에 찢긴 나무가지,

모든 것이 사라진 차가운 하늘가 새의 그림자.


새는,

다른 쉴 곳이 생겼지.


눈이 닿는 곳,

그거면 된거지.


습관처럼 물과 모이를 채우고,

문을 열어두는 건 내 마음이지.

거기까지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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