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에게 당신을, 당신에게 강아지를 맡기고 나는 출근을 합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당신이 그토록 힘들어할 줄은 몰랐습니다.
병간호에 몸이 반쪽이 된 엄마가 몸이 퉁퉁부운 아빠 대신 침대에 누워야할 것 같다고 병실 사람들의 말처럼 지친 당신이었기에 이제는 몸만 추스리면 일상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했지요.
휘청이는 몸으로 49제가 끝난 뒤에도 당신의 몸과 영혼은 쉽사리 상황을 떨쳐내지 못했고 반쯤 쳐진 커튼처럼일상도 닫혀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엄마에게 강아지가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생활의 활력도 찾고, 밝아지실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강아지를 데리고 왔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화를내고 싫어했습니다. 강아지를 언니네 데려주라며 화를 내는 10개월동안 나이든 나는 울면서 길거리를 다닌 적도 있었습니다. 꼬물거리는 강아지에게 너무 미안해서, 내 처지가 처량해서 울었지요.
그때는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이 힘든 일이란 걸 너무 몰랐습니다.
꼬물거리는 사랑의 순결체인 강아지는 어느사이 집에 온 지 4년이 다 되어갑니다.
얼마나 착하고 영리하고 따스한 녀석인지, 존재자체가 사랑입니다.
무표정하고 우울한 당신이 강아지를 보면 얼굴이 환하게 피어납니다.
강아지를 위해 산책을 가야하니 삼십여분은 밖에 나가기도 합니다.
불면 날아갈새라 아이 돌보듯 강아지를 사랑합니다.
강아지는 따스한 온기로 당신의 마음을 위로해줍니다.
나는 당신에게 강아지를 맡기고, 강아지에게 당신을 맡기고 출근을 합니다.
강아지는 당신을 의지하고, 당신은 강아지를 의지합니다.
출근하는 나를 위해 창을 열고 두 존재는 손을 흔들어 줍니다.
5분 출근준비로 머리에선 물이 뚝뚝 흐르고 얼굴에서도 눈에서 내린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서러워서가 아니라 오늘이, 나를 배웅해주는 소중함이 아리고 감사해서 그러합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당신과 나와 강아지가 함께하는 날들이 간절해서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