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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회고 07

다음 주에는 잠을 잘 잤으면 좋겠어

by 반나무
IMG_5332.PNG 배우 이청아의 유튜브


이번 주에 배우 이청아의 유튜브 [MOCA 이청아]에서 수면과 관련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최근 피곤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던 터라 제목을 보자마자 클릭을 해서 보았습니다. 알고리즘은 이제 마음까지 읽나 봅니다. 영상을 누르니 이청아 배우가 차분한 목소리로 수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예전에 자신이 얼마나 잘 안 잤는지, 그러다 왜 수면에 대해 여러 책을 읽으며 탐구하게 되었는지, 수면 클리닉에서 얻은 팁, 지금 자신이 잘 자기 위해 하고 있는 루틴 등등.


영상을 보며 최근 제게 있는 수면 패턴의 변화에 대해 떠올려 보았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5시 전후에 일어나는 게 손쉬웠는데 최근에는 7시 전후에 눈을 뜹니다. 기상시간에 변화가 생긴 것은 당연히 취침시간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10시 전후에 잤다면, 올해는 일과 운동 등으로 인해 수면시간이 2-3시간 늦어졌더니 정직하게 기상시간도 뒤로 밀렸습니다. 지금 생활패턴이 나쁘지는 않은데 문제는 전보다 더 시간이 부족하다 느껴지고, 피곤하다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스크린샷 2025-04-13 오후 4.20.19.png 2023년 적절한 수면패턴을 찾기 위한 나의 기록


그래서 전에 적절한 수면패턴을 찾기 위해 기록했던 구글스프레드시트를 다시금 켜보았습니다. 직장인이라면, 그것도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늘 피곤을 달고 살아갑니다. 늘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그로 인해 잦은 편두통, 잇몸병 그리고 피부 트러블을 겪던 저는 2023년 퇴사를 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필리핀 세부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작은 목표들을 세우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나의 적절한 수면패턴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몇 시간 자야 적정수면이라는 말이 있기는 그게 내게도 잘 맞을까 궁금증을 가지면서 말이죠.


그렇게 한 달 동안 매일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날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났는지, 일어났을 때 느끼는 기분과 몸이 느끼는 개운함 등을 고려해 수면의 질을 점수로 매겼습니다. 커피나 술을 마셨었는지도 체크하고요. 물론 일을 하고 있지 않는 중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했으나 한 달 동안 꾸준히 적어 내려가다 보니 금세 어떤 패턴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발견 1은 저의 적정 수면시간이 7시간이라는 것. 이는 알람 없이도 자연스레 눈이 떠지는 시간을 기준으로 알게 된 것인데 저녁 10시에 자든, 새벽 2시에 자든 7시간 정도가 지나면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이를 다시 말하자면 최소 7시간은 자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그리하여 지금도 수면시간을 7시간 정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발견 2는 취침에 드는 시간에 따른 수면의 질인데요, 같은 7시간을 자도 언제 잠들었느냐에 따라 그다음 날 컨디션이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 때는 공부한다고, 회사 다닐 때는 일도 하고 친구들이랑 만나 놀기도 해야 하니 늘 밤늦게 잠드는 것이 습관이 되어 새벽 2-3시 취침이 일상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스스로를 늘 올빼미족이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수면일지를 쓰면서 스스로를 관찰하다 보니 저는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더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침을 찬찬히 여는 그 여유로움을 제가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P20230116_081822892_18672145-D403-484F-A43C-D93C94287BED.JPG 여행을 통해 일찍 아침을 맞이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발견 3은 카페인과 알코올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히 있다는 것인데요. 당연한 말이기는 하겠지만 이에 영향을 덜 받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루에 커피를 몇 잔씩 마셔도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저에게 있어 오후의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그날 잠을 안 자겠다는 다짐과 같은 것입니다. 예전에는 저 또한 하루에 커피를 몇 잔씩 마셔도 상관이 없었는데 언젠가 갑자기 카페인을 끊고 싶다는 생각에 한 달 정도 컷-카페인(의도적으로 카페인을 끊는 행위)을 했더니 그 이후로는 카페인이 조금만 들어가도 몸이 반응을 하더라고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눈으로 다시금 확인하는 것은 확실히 강조 효과가 있습니다. 이따금 오후에 커피를 마시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는 그날 밤에 잠에 들지 못해 괴로워할 때가 있는데 지금은 가능하면 다른 음료를, 안 된다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십니다.


이러한 발견으로 2년간 10시 전후에 잠들고, 5시 전후에 일어나는 개운한 삶을 잘 유지했는데 최근 여러 이유로 인해 생활의 흐트러짐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아주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게 필요한 영상을 알맞게 만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필요하다면 다시금 수면일지를 써보면서 지금 제게 맞는 수면패턴을 새롭게 발견해 봐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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