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에 꽂혀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세이
모든 것이 각져있는 거대한 네모 공간 속, 작은 네모 한 칸이 나에게 주어졌다. 삼면이 단단한 칸막이로 막혀있는 그 작은 네모 속에 나를 끼워 넣는 느낌이 어떨지 이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호기롭게 나를 더욱 들이밀었다.
낯설지만 설레기도 했던 첫 느낌은 오랜 시간에 걸쳐 깎여지고 형태를 바꿔가며 점차 풍화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부서져 내리면서 이제는 알맞게 익숙해지고 있는 거라 믿었던 어느 날, 바퀴 달린 의자를 굴려 사무실 칸막이 안에 나를 밀어 넣을 때마다 사면이 완벽하게 막힌, 영원히 탈출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감옥 한 칸 속으로 내가 나를 가둬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적당히 깎여 다듬어지면 나도 멋진 각을 가진 네모가 될 수 있을 테고, 그러면 여기 네모 공간에 어울리는 각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깎이기만 하다가는 한 줌의 먼지가 되어 영영 사라져 버리게 될까 봐 갑자기 두려워졌고, 네모로만 이루어진 이 공간에 과연 내가 어울리는 사람이 맞는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나의 한 칸짜리 네모 공간 앞에 우뚝 멈춰 서고 말았다.
[날것? 날것!] : 단어에 꽂혀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세이
'[날것? 날것!] : 단어에 꽂혀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세이'의 제목은 날것 그대로의 솔직한 글을 뜻하는 ‘날것’과 날개가 돋친 듯 승승장구 높이 날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본 ‘날것’, 한 단어가 가진 중의적인 의미에 꽂혀 재치 있게 표현해보았습니다. 주로 특정 단어나 단어가 가진 뜻에 꽂혀 보통의 일상 이야기를 풀어내는 걸 좋아합니다. 현상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첫 순간에 느껴지는 날것 그대로를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며 ‘날것?’으로 도약하여 ‘날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