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가 춥다,
비가 왔다 바람이 불었다,
고르지 않은 날이 수일째
찬 아침 기온에 혼이 난 엄마,
병환이 중해졌다는 동생의 연락
'보리누름에 선늙은이 얼어 죽는다'라고
놀란 마음에 찾아든 고향집
두세 번은 더 입을 수 있다며 한사코
헤진 런닝구를 입고,
거칠게 씨근벌떡거리며
어깻숨을 내쉬는 엄마를 마주하니
벌컥 이 봄이 속상하다
거짓 속내 한껏 뱉어낸 끝,
창 틈으로 진초록빛 햇살이 든다
눈을 지그시 감고 온몸 웅크리고
볕뉘에 두 손을 쬐는 엄마,
갓난아이 같다
각중에
해껏 쬐길 간절히 바라보건만
저 시든 해는 어찌 이리 짧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