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결리는 순간이 왔다.
잠을 자고 일어났다. 왠지 모르게 오른쪽 목이 돌아가지 않는다. 목이 결리는 느낌마저 든다. 누구나 그런 경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베개가 문제였는지, 아님 그날 밤 자는 데 무언가 몸이 불편했던 것이다. 당장 파스라도 붙여야 뻐근한 목이 좀 나아질 것 같았다. 몸이 왜 뻐근한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차! 평소 아침에 하는 요가를 내려놓고 있었구나. 매일 해야 하는 꾸준함은 나로 하여금 몸을 부드럽게 하고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매일 하던 일을 어느 순간 중단하거나, 멈추게 되었다면 그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대충 감으로 느낄 수 있다. 오늘 아침 목이 뻐근한 이유가 평소 내가 꾸준히 해오던 일을 멈추어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일이 곧 나를 위한 일이라는 것 또한 느꼈다.
나에게 필요했던 부분이었구나
어떤 일을 꾸준히 해야 하고 나에게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나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 아내의 자리, 며느리의 자리, 나 자신의 자리에 서 있다. 그저 그 자리에 있으면 된다. 애써 그 자리를 회피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평소 하던 요가를 며칠 동안 하지 않았을 때 오늘 내 몸이 삐거덕 거리는 것처럼 엄마의 자리를 회피한다면 또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멈춘다면 나의 모든 상황들은 삐거덕 거릴 것이다.
가끔은 그 순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어떤 날은 마냥 쉬고만 싶다. 그럴 때는 쉬어가도 된다. 단, 요가대신 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내 몸을 움직이게 하는 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아이와의 시간도 그렇다. 육아를 하면서 지치고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 계속 그 자리를 지키려고 애쓰기보다 아이에게 바라보는 시선만 주어도 아이는 잘 자랄 수 있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처럼 엄마의 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육아가 지칠 때면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며 휴식한다.
그때 쉼이라는 잠깐의 시간을 통해서 아이를 바라본다. 아이는 엄마가 바라보는 시선 안에서 스스로 놀이를 즐기며 만들어간다. 그 놀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이를 알아갈 수 있다. 아이와 함께하다 보면 늘 바쁘고 힘들기도 하지만, 쉼의 시간도 필요하다. 나는 목의 통증으로 온종일 아팠지만, 이것을 통해 평소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 그랬구나. 내가 평소 하던 것을 멈추었더니 오늘 목이 결리는구나. 오늘은 나를 어떻게 돌봐줄 수 있을까?' 나의 상태를 들여다보고, 꾸준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곧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위해 요가를 하고, 꾸준함이 있어야 탄력이 생기며 일상의 편안함을 가져다줄 수 있다. 나의 삶의 모든 부분, 어떤 것 하나도 허투루 대하지 않고 정성껏 살피면서 나를 위한 자리에 서 있어야겠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서 습관이 될 수 있도록 상황과 환경을 살펴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지, 나에게 맞는 일인지, 나의 마음은 어떤지 들여다본다. 이것을 할 수 있게 하는 도구와 마음가짐은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