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ㅂ ㅏ ㄹ ㅐ ㅁ Feb 25. 2022

내려놔_

시시껄렁한 시세이

내려놓는다는 것.


아이가 셋인 친구는 맞벌이 중이다. 

퇴근 후 친구를 기다리는 건 빨아야 할 옷과 개켜야 할 옷 더미였다. 

바삐 세탁기를 돌리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 비로소 남아있는 개켜야 할 옷 더미에 앉아 지친 모습을 한 친구에게 남편이 한 말이 있다.


'내려놔~'


친구가 전화로 전해준 그 말에 서로 웃고 말았다. 

어이없어 서기도 했고, '내려놓다'의 쓰임이 이렇게 화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서였다. 


가끔 나는 친구의 에피소드를 떠올린다. 

내려놓는다는 건 '마음속에 끝없는 목표와 욕망을 덜어 지금 여기 살아있자.'라는 것이고. 

우리가 당장 눈앞에 처리해야 할 사항 앞에서는 내려놓는 게 아닌 '함께하자'가 맞겠다는 것을. 


아무데서나 '내려놓기'는 금지.



작가의 이전글 _만 나 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