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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Nov 02. 2022

(반 [지 하) 철]

어둠을 달린다.

칸칸이 서있는 이들의 모습이 모여든다.

어둠을 달린다.

마주하진 못해도 어둠 속 창에 비친 모습은 마주한다.


눈이 부신다.

눈을 한번 감고 뜬다.

창에 비치던 이들의 모습이 사라진다.


수없이 되풀이된다.

또다시 그들의 모습을 마주하고 외면한다.


갈 곳이 있다.

혹은 갈 곳을 찾는 중일 지도 모르겠다.


가고 싶은 곳을 향한 여정은 

오르고 넘고 깎아 만든 길 위에 올라타는 것이다.


그 길에서 만난다.

산을 뚫고, 

어딘지 모를 지하를 파고 들어가 만들어진 길과 

그 안에 함께하는 이들의 모습을_


반 지 하

지 하 철

에서 마주하는 건 낯선 내 모습과 

마냥 행복해 보였던 이들의 침묵일지도_


덜컹임에 익숙해져 손잡이를 잡지 않고 버텨낸 다리와

어스름 빛에 익숙해져 어둠 속을 짚지 않고 걸어가는 걸음

쉬 얻어지는 게 아니지_




저 앞에 터널이다

또다시 창을 통해 만난다_

공허한 눈빛들이 창에 모여든다_


터널을 나왔다

공허한 눈빛들이 흩어진 자리에

고요한 빛이 창을 뚫고 들어와 앉는다.


그렇게 우리는 어디론가 가는 중이다.

혼자인 줄 알았으나

함께인 채로

알지 못한 채로_




<5월 서울로 향하던 지하철 안에서의 먼지같은 사유_>

by ㅂ ㅏ ㄹ ㅐ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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