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친구의 초대
2019년 7월 6일
우리도 우리가 트루아를 다시 방문하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는 자동차여행 Day 2, 프랑스 소도시 트루아에서 엘케아주머니와 우정을 쌓았었다)
차를 반납하기 위해 파리로 향하는 길에 트루아에 들려 엘케아주머니를 다시 만나면 좋겠다는 얘기는 아내와 자주 했지만, 파리에 가기 전 서북쪽에 있는 몽쉘미셀에 가고 싶었던 우리에게 트루아는 애매한 위치였다.
그러던 중 아비뇽에서 캠핑장비를 양도받기로 했던 부부세계여행자 분들이 갑작스런 사정으로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되었다. 차 반납까지는 열흘이 채 남지 않았고, 또 다시 캠핑장비 양도 받을 분들을 구하기 쉽지 않을거라 판단한 우리는 파리로 올라가기로 했다. 하지만 아비뇽에서 파리까지는 차로 8시간정도의 거리. 한 번에 올라가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다 눈에 띄인 곳이 바로 트루아였다.
갑작스럽게 정한 일정인지라 엘케아주머니의 집은 아쉽게도 예약이 다 차있었다. 우리는 근교의 다른 숙소로 방을 구하고 나서 아주머니께 놀러가겠다고 메시지를 드렸다. 다행히도 아주머니는 우리를 반겨주시며, 같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아비뇽에서 트루아로 향하는 길, 운전시간만 6시간이 넘는 장거리인지라 아침에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장기여행자의 서두른 체크아웃 시간은 아침 10시였다. 게다가 오늘은 프랑스의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유럽여행와서 처음으로 고속도로에 이렇게 차가 많은 적은 처음이었다. 모두가 트렁크에 한 짐 가득 싣고 그들만의 휴가를 즐기기 위해 도로위에 나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많은 프랑스사람들이 남쪽으로 휴가를 즐기러 내려오는데 반해 우리는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이라 교통체증이 훨씬 덜 했다는 것이다.
늘 한가한 고속도로와 휴게소만 보다가 사람들로 가득찬 도로를 보니 기분이 새로웠다. 우리는 늘 여행중이었지만, 오늘은 뭔가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에 우리가 들어온 느낌이었다. 다들 휴가를 가느라 들뜬 얼굴을 하고 있었고, 차 위에는 자전거가, 트렁크에는 짐이 한 가득 실려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니 나도 왠지 그들처럼 여름휴가를 떠나는 길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엘케아주머니집에 무엇을 사가지고 갈까 잠시 고민했다. 와인을 떠올렸지만 아주머니 집에는 창고에 와인이 가득차있어 어설픈 우리의 와인은 좋은 선택이 아닌 듯 했다. 우리는 와인 대신 장미 한 다발을 선물로 골랐다. 꽃이 생활화 된 유럽에서는 (마트는 물론 거리의 편의점에서 조차 꽃을 판매하고, 모든 집에는 늘 화단에 꽃이 가득하다) 마트에서도 손 쉽게 꽃을 살 수 있었다.
그렇게 꽃을 준비하고 엘케아주머니 댁으로 향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친한 친척의 집에 방문하는 느낌이었다. 한 번 와본 길이라고 가는 길 곳곳이 눈에 익었다. 그렇게 10분을 달리자 익숙한 정문이 눈에 보였다. 다시 만난 엘케아주머니와 반려견 집시는 우리를 따뜻하게 환영해주었다. 한없이 넓었던 정원 곳곳에는 아름다움 꽃들이 피어있었고, 아주머니의 와인 창고는 여전히 수많은 와인들로 가득했다.
엘케아주머니는 프랑스에서 좋은 일이 있을때 먹곤 한다는 팍시(Faxcie)음식을 대접해 주셨다. 토마토안에 다진 고기와 야채를 채워 넣은 토마토팍시와 호박안에 채운 쥬키니팍시였다. 음식이 1차로 끝나지 않은 건 당연했다. 메인 음식 이후에 치즈와 와인 그리고 아이스크림까지 우리는 끝없이 먹었고, 우리의 수다도 끊이질 않았다. 아주머니의 에어비앤비 게스트였던 프랑스 부부와 그들의 귀여운 아기도 즐거운 만찬을 함께했다.
그렇게 즐거운 만남 후 다시 숙소로 향하는 길, 엘케아주머니와 집시와는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번이 마지막 인사가 아닐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내년에도, 그 후에도 프랑스에 오게 된다면 늘 들리게 될 것 같은 곳. 엘케아주머니 내년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