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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유럽자동차여행] Day 51

그들이 온다! (Ft. 부모님과 함께하는 유럽여행기)

2019년 6월 6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경기가 열리기 전 스페인 마드리드에 입성하는 손흥민 선수의 마음이 이랬을까? 


부모님과 함께 보름간 유럽여행을 시작하는 도시인 프라하에 우리는 부모님보다 하루 먼저 도착했다. 유럽 자동차여행의 즐거움을 부모님께 알려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면서도 우리의 "느리고 자유스러운" 여행 스타일이 부모님이 익숙한 "패키지여행(꽉 찬 일정과 잦은 도시 이동)" 스타일과 달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파리, 부다페스트, 프라하. 유명한 관광지 도심을 운전해서 올 때마다 여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출세했다.
부모님이 프라하에 도착하시기 하루 전, 우리는 프라하 도심 외곽에 위치한 젊은 커플의 집에서 1박을 하게 됐다.
도심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깔끔한 아파트, 맞벌이 커플이었던 호스트를 보며 퇴사 전 우리의 모습이 많이 생각났다.
우리도 한국에 돌아가면 여행 사진을 출력해서 이렇게 집에 인테리어를 해야지 마음먹었다.


다음날 프라하 중심가에 있는 한인마트에 들려 쌀을 미리 구매해두는 것으로 부모님을 맞을 준비를 끝낸 우리는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 항공편명만 알고 있다면 비행기의 출발, 도착에 관한 모든 정보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는 세상인지라, 도착시간에 맞추어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터미널에서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으니 종이에 플랜카드라도 적어서 나올껄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수많은 한국여행객이 출구로 나온 뒤에야 부모님은 한식으로 가득 찬 커다란 이민 가방과 검정색 케리어를 끌고 나오셨다. 장시간 여행으로 피곤하실 텐데도 아들과 며느리의 얼굴을 보자 반가워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니 괜히 뿌듯한 마음이다. 어젯밤까지 비가 오고 천둥이 치던 날씨도 햇빛이 쨍하게 바뀌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의 출발이 좋다.   

  

프라하에서 쌀 10KG를 사며 부모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한국에서보다 더 쌀밥을 자주 해먹는다.
유럽에선 자동차여행을 하는 덕분에 공항에 올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온 공항은 여전히 설렌다.
중국어가 아닌 한국어가 가득했던 프라하 공항. '프라하의 연인'때문일까? 유독 한국인이 많은 도시였다.


늘 둘이서만 타던 로엥이의 뒷자리에 부모님을 태우고 숙소로 향했다. 부모님과 함께 지낼 프라하의 숙소는 프라하 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한적한 근교의 시골 마을이다. 숙소를 시내가 아닌 근교로 잡은 건 프라하의 높은 숙박비 때문이었지만, 교외로 나가는 길이 아름다워 부모님은 좋아하셨다. 유럽 자동차여행의 즐거움을 처음부터 보여드린 셈이다.  

   

체코 프라하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그리고 독일로 이어지는 보름간의 여행은 수하물의 허용량을 초과해 놓고 온 한식이 6kg나 될 정도로 한식을 많이 가지고 오신 덕에 한식 파티가 될 것 같다. 음식이 입에 안 맞을 걱정도 없고, 자동차가 있어 어디든 이동할 수 있으니 부모님과 함께하는 세계여행 이제 시작이다.


부모님은 정원이 있는 숙소가 좋다며 만족해하셨다
<90일 유럽자동차여행> 스물다섯 번째 도시. 체코 프라하(Pr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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