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시간이 해결할 일도 남겨둘 것

125 번째 이야기

by 임수진

20대 초반과 20대 중반의 나는 많이 다르다.


인간관계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늘 작은 트러블에도 크게 흔들리던 나는 약간 초연해졌다. 좋아질 때가 있으면 안 좋아질 때가 있다. 모든 관계가 너무 가까우면 부딪힘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제서야 나는 어느정도 나만의 거리를 찾으며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거리로 멀어질 사람이라면 애초의 나와 함께할 인연이 아니었음을.


오늘 읽은 책의 주인공은 얕고 좁은 관계를 유지하며 산다고 했다. 보통 좁다면, 깊은 관계를 유지한다며 말을 할텐데 이 사람은 그대로 인정한다.


관계가 깊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리 오랜 시간을 지내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건 내 문제일까? 얼마나 서로를 알아야 관계가 깊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가 궁금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얼마만큼을 상대에게 보여주고 서로를 알았을 때 관계가 깊다고 말을 하는 걸까?


삶이 해답을 줄 것이다. 이 말이 부쩍 와닿는다. 살면서 나는 뭔가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살다보니 결국 내가 아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사이도 잘 모르겠다.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붙어 다니던 친구와 어색하게 연락을 하게 될 때가 오고, 다신 안 볼거라던 친구와 웃으며 만나는 걸 볼 때면 관계에 있어서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는 인연에 겁먹지 말고 가는 인연에도 너무 슬퍼하지 않기로 한다. 시간이 해결할 일도 남겨두어야지. 약간의 초연함을 가지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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