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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Dec 10. 2023

제철 즐거움

제주도로 향하는 길. 비행시간은 느즈막한 오후 4시지만 어느정도 여유 부리는 일이 큰 기쁨중 하나기에 일찍이 도착해 카페 앉아있다. 테이블을 고를 때도 나름의 기준이 있어서 카페에 들어와 이곳저곳 둘러보고 앉아도 보며 가장 마음에 드는 자리를 정했다. 노트북을 하기에 적당히 넓고 긴 원목의 테이블. 여기로 정했다! 하고 앉으려는 순간 장난기 가득한 갓 성인이 된 아이들도 그곳에 앉아있는게 보인다. '뭐 어때' 하며 앉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다른 자리가 나았으려나?'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영상을 찍느라 연신 몸을 흔들고 때때로 팔도 흔들었는데 그 덕분에 내 집중력도 함께 흔들렸다. '아니야, 집중할 수 있어!' 하고 생각을 했지만 나의 이 생각을 알고 있는듯이 그들의 움직임은 더더욱 거세졌다.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나도 저런 때가 있었을거야.' 하며 한편으로는 또 그들의 이 순간 속 즐거움을 응원하게 되었다. 장난기 가득하고 왠지 모르게 다 들뜨고 신기하고 설레는 그 순간들. 계절마다 제철 과일이 다르듯 삶의 시기에도 제철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그 시기에 유난히 생생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감정들. 그 친구들을 보며 나도 비슷하게 가졌던 순간과 감정들을 가만히 떠올려본다.


덕분에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어. 좋은 추억 많이 쌓아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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