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의 신호
경제적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노벨경제는 대한민국 재린이, 주린이, 부린이를 위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가들의 이론을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그리고 삶의 투자에 적용한 브런치북입니다. 각자 지닌 삶의 무게로 힘드신 청년 여러분, 본 연재가 그대의 삶과 투자에 좋은 나침반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입지에서 학군이 매우 중요한 요소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정보화 사회 초기였는데요. 당시 교육, 입시 등 정보 습득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좋은 학군일수록 교육, 입시 정보가 양적으로, 또한 질적으로 모두 뛰어났고 많은 기득권층이 위장전입할 정도로 시장의 수요가 많았습니다. 공급은 제한된 반면, 수요는 많았으니 학군 좋은 지역의 부동산은 이후 몇 배가 오르게 되었죠.
후기 정보화 사회 post-information society가 도래하며 학군이라는 요소는 이제 퇴색하고 있습니다. 매체 다변화, 프로슈머 등장 등의 여러 이유로 오늘날 교육 정보는 누구나 쉽게 습득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복잡한 학종 등 입시 정보 습득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제도 개선 전까지는 학군이 부동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렇듯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실 삶을 바꾸는 방법으로 소개되는 세 가지, 사는 곳을 변경하거나, 또는 만나는 사람을 바꾸거나,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역시 정보의 중요성을 대변하는데요. 거주 장소와 소통하는 관계를 바꾸는 것은 정보의 질을 개선하는 방식이며, 시간을 다르게 쓰는 것은 정보의 양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즉, 좋은 정보가 많을수록 삶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죠. 어쩌면 우리가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다니려는 이유 또한 습득하는 정보를 향상하기 위한 방면일 수도 있습니다.
투자에서도 정보는 중요합니다. 양질의 정보를 가진 투자자가 유리한데요. 경제 주체가 가진 정보는 서로 다르며, 소유한 정보의 양과 질에 따라 각기 다른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좋은 정보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며 잘못된 정보는 후회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이에 투자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이런 정보의 비대칭 문제로 야기되는 투자 위험을 상쇄시켜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경제학자 리차드 탈러는 내부자의 신호를 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 경영자가 주식 보유량을 늘리면 대부분 주가가 상승하는데요. 예를 들어 CEO나 CFO 혹은 대주주 이해관계자가 보유 지분을 늘리면 매수 시점 이후 주가가 우상향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해관계자의 주식 매수는 공시 의무가 있어 누구나 쉽게 조회가 가능한데요. 이런 내부자 신호만 체크해도 늘 이기는 주식 투자가 가능합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되는데요. 하나는 경영자 추가 매수는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경영자가 주가 반등을 모색할 공개되지 않는 내부 전략이 있어서입니다. 기업의 내부 전략은 공개되지 않는 정보인데요. 투자자는 이렇게 내부자의 신호로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위공직자가 매수하는 부동산을 내부자의 신호로 봐야 하는데요. 공직자 윤리법 10조에 의거해 국가 정책 수립의 내부자인 고위공직자는 공직자와 직계존비속이 취득한 땅, 아파트, 조합원 입주권 또는 분양권을 공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도시 계획이나 사회 인프라 투자를 결정하는 이해관계자가 특정 지역에 아파트나 조합원 입주권, 분양권 등을 매수했다면 신호로 생각해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고위공직자 재산은 전년대비 약 7%, 8,600만 원 증가했는데요. 이는 어떤 은행 PB센터의 기대수익률보다도 높습니다.
오늘날 우리 청년들은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경제적 의사결정을 종종 합니다. 그 원인이 앞서 열거한 정보의 비대칭에서 비롯될 수 있고, 확증 편향으로 스스로 만들어 낼 수도 있는데요. 투자만큼은 늘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투자한 재화의 가격이 떨어졌을 때 그 가격에 다시 재화를 추가 매수할 의향이 없다면 그 재화는 팔아야 합니다. 매수가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의 가치가 현재보다 떨어진다면 과감히 손절해야 하죠. 반면, 현재 가치가 미래 어느 시점보다 저평가되어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투자해야 합니다. 늘 이기려는 투자를 하려면 우리는 이 단순한 세 가지 사실을 숙지해야 합니다.
다음 7회는 "밀턴 프리드먼, 추경을 말하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