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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케치 Dec 31. 2017

신혼집을 구하려는 K에게

직주분리와 직주근접



축하한다! 사람들이 결혼한다고 하면 물어보는 단골 질문 중 나도 몇 개 물어본다. 프러포즈는 했니? 그리고 신혼집은 어느 쪽으로 생각하고 있니? 비 내리는 날에 우산이,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난로가 되어주려 다짐하는 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고 아름답다. 그러나 비나 눈이 오고 어두운 밤과 추운 겨울이 올 때 정작 너와 너의 반려자에게 필요한 건 서로가 아닌 집이다. 집은 너희들에게 우산이자, 빛이고 난로가 되는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혹시 서울에서 하루에 몇 쌍이 결혼하고 몇 쌍이 이혼하는지 혹시 아니? 대충이라도 한번 생각해 보렴. 50명? 8명? 너만 보고 반려자나 다른 이에게 공유하지 말길 바란다. 약속! 서울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몇 명이 혼인하고, 몇 명이 이혼했는지 다음과 같이 알 수 있다. 지난 2007년에 서울에서 하루 209명이 결혼했고 67명이 이혼을 했다. 유부클럽 유입자와 이탈자로 생각하면 약 32%가 이탈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도 157명이 결혼했고 49명이 이혼했다. 다음으로 2016년 서울에서 상위 5%로 혼인을 많이 한 동은 화곡1동, 상계1동, 등촌1동, 신길1동, 양재1동, 방화1동, 공덕동, 서초1동, 가양1동, 화곡본동, 상계2동, 정릉1동, 사당1동, 불광1동, 상도1동, 서원동, 응암1동, 길동, 삼전동, 신당5동, 공릉1동, 보라매동이다. 상위 5%로 이혼을 많이 한 동은 중계4동, 면목2동, 신길1동, 방학1동, 천호1동, 장안1동, 삼양동, 갈현1동, 화곡본동, 장위1동, 응암1동, 창1동, 수유1동, 불광1동, 쌍문1동, 길동, 역촌동, 중화1동, 정릉1동, 신정3동, 양재1동이다. 인구학적으로 어느 지역이 잠재 성장 가능성이 높은지, 국공립 유치원이 어디에 늘어날지 알 수 있는 자료이니 고민해보고 참고하길 바란다.혹시 직주분리와 직주근접이란 말 들어보았니? 직주 분리는 직장과 주거지가 분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직장을 도심에 두고 있는 근로자가 거처를 도심에서 멀리 두는 현상인데, 예를 들어 직장은 서울인데 거처는 인천 혹은 경기도에 두는 것으로 도넛츠를 생각하면 쉽다. 직주근접은 직장과 주거지를 가급적 가까운 곳에 두려는 것이다. Gentrification 도시회춘화와 연관되어 있는데 오래된 도심 건물이 재건축되면 직주분리 청춘들이 다시 도심으로 유입되거나, 직주분리를 선택한 청춘들 자리에 경제활동을 왕성히 하는 청춘들로 대체되는 현상을 말한단다. 요즘 워라벨 시대의 대세는 당연 직주근접이다. 그래서 보통 신혼집을 구할 때 부부 중 한 사람의 직주 근접으로 몰아주거나, 두 사람 직장의 중간 위치로 잡기도 한다. 스무 살이 지나면 스물한 살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오듯, 신혼이 지나면 결혼 5년 차가 오는 것이 아니라, 신혼 이후가 온다고 한다. 그래서 신혼집을 어디다 구하는지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 거란다. 그러나 신혼집은 결혼생활에서 신혼 즉 첫 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젊은 시절 함께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공간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림 A와 그림 A'의 신혼부부가 있다고 하자. 빨간 선은 소득이고, 하늘색 선은 부부가 모은 목돈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림 A는 신혼집 가격을 먼저 생각하고 직주분리로 서로 한 번도 살지 않았던 동네로 신혼집을 고르고 재테크 목표를 세우고 생활비와 용돈을 아끼자며 긍정의 바가지를 긁으면서 돈을 모으고, 꿈을 키우는 신혼이다. 그림 A'는 직주근접으로 두 명 중 한 명이라도 아는 동네 혹은 같이 성장 하고 싶은 동네로 신혼집을 고르고 서로의 성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신혼이다. 그리고 긍정의 바가지보단 반려자의 나태함과 안이함을 경계해주는 신혼이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금융, 재정 등 경제적인 분야에서 정책을 함께 결정할 경제 공동체로서 서로의 노동 가치를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그 시기에 너와 너의 반려자는 서로의 미래에, 더 높은 소득을 위한 성장에 투자하는 신혼이길 바란다. 세상에 나를 지지하는 투자자가 한 명 생겼으니 얼마나 든든한가! 최고의 자산에게 하는 투자보다 더 클 수익 창출은 없지 않을까? 그래서 신혼집을 구할 때 서로 성장할 지역을 먼저 선택한 후, 다음으로 금액을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계약 방식 즉 매매할지, 전세할지, 월세할지 고민하길 바란다. ps. 평수가 많이 작고, 층수가 많이 낮으면 어떠한가. 통근 시간을 줄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그런 동네, 그런 마을에서 너희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가슴 뛰는 삶을 위해 한 걸음씩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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