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이직을 하기 위해서 헤드헌터한테 연락을 자주 받는 사람들을 보면, 경력직 이직은 저런 전문가와의 협력이 없이는 어려운가 보다 오해하실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직의 루트는 크게 헤드헌터 이용, 공개 채용 이용, 지인 추천 이용 3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루트가 어느 게 더 일반적이고 어느 게 더 확률이 높다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헤드헌터와의 연이 없거나 자주 연락이 오는 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Again 신입 공채"
신입사원 때는 거의 대다수가 회사에서 자체 채널을 통해 올린 공개채용의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경력직도 이러한 방식의 모집이 존재합니다. 헤드헌터를 통해 나오는 공고를 히든 공고라고 하는 반면 이러한 방식의 공고는 오픈 공고라고 흔히 부릅니다. 오픈 공고를 통한 입사 방식은 사실 신입사원 때 다들 취업준비를 해보셨고 또, 최종 합격을 해보셔서 지금 회사에 계신 만큼 다들 기본 프로세스는 잘 알고 계실 것이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봅니다.
다만 신입사원 대규모 공채가 대기업들 중심으로 특정 시기(주로 상반기 3~4월, 하반기 9~10월)에 공고들이 몰려서 뜨고 그 골든타임에 딱! 집중하고 올인해야 하는 사이클과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일부 대기업에서는 그룹공채로 경력직을 각 계열사별로 동시에 공고를 띄우고 한 번에 모집하는 형태도 있긴 하나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고 보시는 것이 맞고 수시채용이 대다수입니다. 때문에 신입사원 채용 때와는 조금 다른 게 내가 수시로 공고를 찾아 웹서핑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거짓말 안 하고 이직하기로 마음의 준비를 했을 때 이후로는 하루에 한 번은 무조건 최소 30분씩은 채용포털에 들어가서 경력직 공고를 찾아보는 것을 습관화했습니다. 내 직무를 키워드에 넣어보기도 하고, 유사한 직무까지도 같이 키워드에 넣어가면서 늘 검색을 하면서 정보를 놓쳐서 써보지도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많이 노력했습니다. 사람인, 잡코리아, 인쿠르트, 커리어 이 4개 사이트는 꼭 필수적으로 자주 들락날락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공고에 따라서 어디에는 떴는데 어디에는 없고, 어디에만 공고가 뜨고 이런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골고루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혹시 본인이 이직하려는 직무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네이버 카페 등)가 있는 경우에는 그런 카페에도 공고가 따로 자주 올라오기도 하니 꼭 들어가 보셔야 합니다. 제가 종사하는 인사직무에서는 HR 인사 쟁이 카페, 글로벌 HR, HRD를 실행하는 사람들 등의 카페에 공고만 따로 올라오는 게시판이 있었어서 즐겨찾기를 해두면서 수시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경력직 이직 준비에 있어서는 신입이랑은 다르게 모집 공고만 제 때 제 때 잘 찾아도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입니다. 경력직 공고 자체야 넘쳐나지만 '내 희망 직무'의 공고가 뜬 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고 내가 일일이 노력해서 찾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 노력만으로도 에너지를 많이 쏟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신입 채용에는 요즘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치 필기시험을 방불케 하는 인적성검사의 관문이 서류 합격 이후 프로세스로 자리 잡고 있는데 경력직 공고에서는 거의 인적성검사를 풀 패키지로 다 보는 곳은 드뭅니다. 거의 인성검사 정도를 봅니다. 각종 테스트가 난무한 것보다는 편안한 인성 검사기에 부담이 덜하고(그래도 너무 막 맘 편히 봤다가는 인성검사에서 떨어질 수도 있긴 하니 주의!) 서류합격을 하면 사실상 면접까지는 다른 절차 없이 직행을 하니 귀한 공고하나 만 잘 찾아서 운 좋게 서류합격만 해도 많은 발걸음을 옮김 셈이나 다름없죠.
이런 공개채용에서는 헤드헌터가 일일이 기업정보를 알려주고 팁을 주지 않기 때문에 내가 기업정보를 찾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업분석의 방법까지는 여기서 장황하게 서술하진 않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 구글링, 그 회사의 최근 이슈, 사장님/대표님 이름으로 검색하여 비전도 찾아보시고, 현직자들 커뮤니티에서 정보도 캐내고, 어디 외부 교육에서 명함만 주고받은 사이라도 업계에 정보가 있는 사람이라면 물어물어서 팁을 얻고 하는 정도의 노력이라면 충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사담당자의 태도도 그 기업의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살짝 엿볼 수 있기에 헤드헌터 없이 내가 홀로 채용과정을 뚫어나가는 공개채용 방식의 이직 과정에서는 하나의 팁이 될 수 있습니다. 가령 서류접수를 하고 발표가 통상 1~2주 전에는 나야 하는데 3~4주, 심하면 한 달 가까이 아무 양해의 메일, 문자도 없이 발표가 안나는 곳이라면 의사결정이 엄청 느리거나 기본 비즈니스 매너가 잘 장착되어있지 않은 조직일 수 있기에 의심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아니면 면접장에 가서 면접관들이 나를 경력직이라고 해서 너무 편하게 대하고 기분 나쁘게 대하거나, 인솔자가 너무 무성의한 태도로 응대하거나(경력직 공고는 수시로 나기 때문에 인사담당자가 귀찮아 할 수도 있는데, 이를 티를 내느냐 안 내느냐는 일하는 기본기를 볼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죠) 하는 등의 모습에서도 이 기업의 느낌을 받아보고 내가 판가름하는데 참고를 해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헤드헌터가 옆에서 일일이 챙겨주지 않으니까요.
"지인 추천은 프리패스?"
헤드헌터 없이 이직하는 루트 중에서 공개채용 말고 또 하나의 방식은 내부 지인 추천을 통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마치 지인 추천이 낙하산이라도 된 양 다른 루트의 경력직 이직보다 더 수월하고 쉬울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더 까다로우면 까다로웠지 만만하게 봐서는 안됩니다. (글쎄 모르겠습니다. 추천자가 그 회사 대표이사나 회장님쯤이라면...^^;;)
어디까지나 내부 재직자에 의한 추천은 참고사항만 될 뿐이지 면접도 똑같이 보고 1차 2차 다른 지원자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보고 똑같은 평가표에 의해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아무리 지인에게 추천받았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 회사 그 직무에 적합한 경험을 보유하지 않고 있거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 태도를 보인다면 당연히 탈락입니다. 지인을 통해서 추천을 받게 되고 면접에 임하게 되면 오히려 인사담당자나 면접관들이 더 큰 기대치를 갖고 바라볼 것입니다. 그러기에 더더욱 집중을 하고 정돈된 자세로 나를 어필해야만 승산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추천해준 그 사람의 얼굴을 봐서라도 더더욱 내가 최선을 다해서 과정에 임해야만 합니다. 한번 부정적인 인상을 주게 되면 상대방이 나를 다시 추천해 줄 확률은 현격히 낮아지게 됩니다. 내가 스스로 지원해서 쓴 것이라면 탈락하면 나만 아쉬우면 그만이지만 지인 추천을 통해서 채용 절차를 밟아가다가 탈락을 한다면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기 때문에 더 신경 쓰고 신중하게 임하시기를 조언드립니다.
어찌 됐건 이처럼 이직 과정에서 꼭 헤드헌터만을 끼고 이직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루트가 있고 다 방법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여러 가지 방법들을 다각도에서 잘 준비하고 어떤 기회가 올 지 모르기 때문에 이직을 결심한 게 맞다면! 그 이후로는 모든 외부적 요인에 촉각을 곤두세워서 좋은 정보들을 놓치지 않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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