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뒤져보면 경력직 이직과 관련한 글들 중에서 '잦은 이직' 에 대한 글들이 종종 보이곤 합니다. 이직이 잦으면 마이너스다, 아니다 최근에는 상관없다더라 뭐 여러 이야기들이 있는데, 정답은 없습니다. 내가 어느 인사담당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린 셈이긴 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많은 이직을 경험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잦은 이직은 합격 확률을 떨어뜨린다!"가 맞습니다. 실제 그랬으니까요.
오래전에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자료에 기반한 평균적으로 직장인들이 이직하는 횟수가 연차 대비로 나와있는 그래프가 있더라고요. 분명한 건 10년 전에 비해서는 동일 연차 기준으로 이직 횟수가 더 늘어난 것을 확인해볼 수 있고 전체 기간으로 놓고 봤을 때는 2.6회라고 나와있네요. 얼추 비슷한 것 같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이직이 상당히 일반화된 시대이기 때문에 이직을 한 번도 안 한 사람보다는 해본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도 맞다고 보고 전 직장생활에 걸쳐 2~3회 정도는 이직을 하면 보통선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참 이직이 유난히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직장생활 7~8년 차 시점에 신입, 중고 신입 뭐 다 합쳐서 5번 이직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이직 n수가 +1씩 쌓일수록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오는 빈도가 확연하게 줄었고, 오픈 공고를 지원해봐도 서류 합격률에서부터 차이가 확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요새는 공고마다 간혹 "이직 횟수 적은 자 우대" 또는 "이직 횟수 3회 이내인자 필수" 이런 식으로 조건을 달아놓는 공고도 꽤나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이너스라고 말씀드려보는 것입니다. 특히나 짧은 기간 내에 이직이 잦은 것은 더더욱 그렇고요!
우리나라 기업문화, 정서의 특성상 외국처럼 막 고용 유연성이 높은 것이 아니고 순혈주의나 충성심, 애사심, 로열티를 중시하는 문화가 상당히 큰 것이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직이 잦은 사람을 적응력이 낮다고 판단 해버 리거나 장기 프로젝트를 맡기기에는 어렵다고 생각을 해버리거나 하는 인식도 한 몫한다고 볼 수 있겠고요.(실제로는 사람 by 사람일 텐데도, 인사팀의 입장에서는 확률에 기댈 수밖에 없으니 이해도 갑니다.) 외국계 회사들은 좀 덜하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000코리아,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한지 오래된 (즉, 한국화 된) 외국계 기업들도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바로 또 그만둘 위험이 있는 사람은 회사차원에서도 소모되는 비용만 커질 수 있기에 더욱 그렇고요.
이직의 횟수도 횟수지만 그 횟수 내에서 최소한 한 회사에 몇 년을 있었느냐도 하나의 척도로 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변 인사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최소 한 회사에서 3년 아~~~무리 못해도 2년은 있어본 지원자를 더 선호합니다. 똑같이 이직 횟수가 3번인 사람이라도 한 회사에서 3년/5년/3년 있어본 지원자와 1년/2년/1년 있어본 지원자가 있다면 당연히 앞의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죠. 한 직무에 대한 숙련도를 따지는 기준점이 최소 2~3년이라고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직장생활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일관된 목표나 흐름을 만들어서 보완하라"
이직 횟수 관리를 해나가야 하실 분들이라면 제 말을 명심하시고 잦은 이직은 가급적이면 만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직 횟수가 많아지신 분들이나 어쩔 수 없는 극악의 상황 때문에 짧은 근무기간이지만 이직을 또 하셔야 할 입장이시라면 보완점이 있습니다. 저도 이직이 잦았던 축에 속했기 때문에 보완을 했던 방법이기도 한데 바로 잦은 이직 속에서도 내 목표나 방향성은 '일관되었다'라는 것을 어필시키는 것입니다. 합리성을 만들어보는 것인데 자기 합리화가 되지 않도록 객관적으로 인식을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잘 먹히는(?) 논리는 '특정 직무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다양한 업무 경험의 소화를 위해서였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내가 회사나 업종은 계속 바뀌었지만 직무만큼은 변동 없이 유지해오면서 나는 이 직무의 전문성을 쌓기 위한 목표 하나는 변함이 없었고, 지금도 그런 이유에서 지원을 한 것이다.라는 흐름입니다. 실제로도 우리가 한 직무 내에서 회사마다 경험해볼 수 있는 세부적인 업무나, 부여받을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다릅니다. 그래서 더 큰 혹은 다른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되면 여러 케이스가 나에게 경험으로 쌓이면서 전문성으로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이는 객관적으로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
저 또한 인사/교육 업무를 하면서 이 회사에서 해왔던 교육, 저 회사에서 해왔던 교육들의 주 포커스가 달라왔기 때문에 그때 그때 이직을 해왔던 길에서 여러 경험을 쌓고 싶었던 목표가 흔들리지 않아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는 식으로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어필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이직이 많은 것은 좀 단점이지만 그만큼 여러 회사에서 온갖 케이스를 다 축적해온 사람이니 우리가 써도 적응하는데, 또 새롭게 적용할만한 업무 경력치는 보장이 되겠구나 라고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때문에 반대로 말하면 이직을 할 때는 실제로도 A직무를 했다가 B직무를 했다가 다시 A직무를 했다가 이런 중구 남방식의 직무들이 나열되는 것은 안 좋습니다. 만약 이미 이직을 할 때마다 직무가 변동이 있던 분들이라면 그 자체를 거짓말할 수는 없으니 여러 직무를 해보니 진짜 내가 원하는 직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더 명확해졌고, 그를 보완하기 위해서 회사 내에서는 다른 직무를 맡으면서도 '외부 교육'이나 '스터디' 등의 모임을 통해서 그 직무에 대한 관심과 사례들을 계속 축적해오는데 노력했다는 지표를 만드시고,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다른 직무에 일하면서도 협업을 통해 내가 희망하는 그 부서의 일을 일정 부분 도와준 사례나, 그 부서와 유사한 업무 '방식'이라도 겹쳤다는 식으로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에는 '하나의 직무 목표'를 위한 '일관된 과정'이었음을 소명하시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일관된 흐름이 '연봉'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절대 비추천을 하는 바입니다. 이직을 하면서 연봉을 높여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고,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긴 합니다. 하지만, 굳이 이직을 하는 이유에서 그 일관성을 표면적으로 드러낼 필요 또한 없습니다. 왜냐하면 '외적인 조건'에 의해서 또 얼마든이 우리 회사를 버리고 다른 회사로 갈 수도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직무 목표나, 방향 등은 내적인 조건인 반면 '연봉'은 외적인 조건입니다. 좀 더 직접적이고 단편적인 요인에 의해서 흔들릴 수 있는 가치이기에 그를 너무 내세울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또한, 연봉은 내 업무성과에 따라 따라오는 결과이지, 내가 성과없이 결과부터 먼저 내세울 경우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자칫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답니다.
이번 글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잦은 이직은 피해라. 하지만 잦은 이직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면 일관성을 어필하고 그 일관성은 내적인 '직무목표/방향성'으로 초점을 잡아라!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현명한 이직 횟수 관리와 전략을 세울 줄 아는 이직러들이 되시기를 바라면서 오늘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
출간도서 <베이직이직>을 통해 더 정돈된 풍부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http://naver.me/x4aDUUu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