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수영을 못했다. 여행도 가고, 감기도 걸리고, 생리도 터지니 얼결에 2주 반을 빠졌다. 그 사이에 서핑을 갔고, 수영을 빠진 대신으로 바다에서 자유형 자세, 배영 자세를 연습했다. 파도를 가르고 나가는 몸이 신기했다.
어제는 꿈을 꿨는데 지옥에 갔다. 온몸에 재를 바른 것인지, 아님 재로 만들어진 몸을 가진 것인지 모를 사람이 많았다. 여기저기 보이는 간판이 중국어로 되어 있었으니 중국인들이 모인 지옥이었나 싶다. 수십 명 되는 사람들이 거대한 무대의 벽면에 소용돌이 모양으로 달라붙어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뱀을 부렸다. 어떤 사람들은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물건을 정리했다.
각자가 각자의 역할을 하느라 바빴다. 나는 그 흑빛 사람들 사이를 테마파크에 놀러 온 아이처럼 돌아다녔다. 지나가다 독사에 발목을 두 번 물렸다. 독을 빼내려고 발목의 구멍을 꾹 누르니 속살이 수박 속처럼 쑥 뽑아져 나왔다.
사람들이 과자를 많이 줬다. 먹고 싶어서 받았는데, 과자를 모으는 게 너무 신나서 산처럼 모으기만 하고 한 봉지도 뜯지 못했다. 계단을 올라갔고, 내려갔고, 열린 문을 지났고, 놓고 온 물건이 생각나서 다시 돌아왔다. 잠에서 깼을 때는 뭐가 현실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가끔은 이럴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