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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T 비에이티 Jul 24. 2018

[마케터 K의 시선] BAT의 흔한 월요일 아침



지금 당장 누군가를 우울하게 만드는 건 쉽다.
단 두 단어를 내뱉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월요일 그리고 아침.


그렇다. 이번엔 이 극악무도한, 월요일 아침이란 녀석에 대한 이야기다.



[BAT의 소파는 마약 소파 같다. 등을 대고 눕기만 하면 잠이 스르르..]



고백하건대, 나는 자정이 가까울수록 눈이 말똥해지고 에너지가 솟아나는 전형적인 저녁형 인간이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분명 나의 아침은 11시부터 시작되는 것 같은데, 왜 대다수의 사람들의 기상 시간에 맞춰 7시 즈음이란 시간이 아침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괜히 나와 다른 아침이란 잣대에 심술이 나 부지런하게 맞이하는 아침을 거부하곤 했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1교시만은 마치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비워놓는 여백의(?) 시간표를 짤 수 있었던 게 얼마나 신났던지!


대학생활이 끝나고 직장인이 되는 순간, 자율성의 유효기간은 단호하게 끝나버렸다.
'전 저녁형 인간이라,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라는 주장이 씨알도 먹히지 않을 거라는 걸 진작에 깨닫고, 매일 아침과의 사투를 시작했다. 특히, 피곤과 졸림의 끝판왕은 주말과의 시차적응(!)이 채 끝나지 않은 월요일 아침이었다. 월요일 아침만 생각하면 일요일 오후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지는 증상이 현대인의 병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출근 시간 몇 분을 앞두고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나와 다르지 않게 아직 꿈나라에 있다는 것을.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구나!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 대체 어떤 이기적인 아침형 인간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것이 인간에게 이로운 것이라는 설을 퍼뜨렸는지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는 요즘은, 자율 출퇴근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회사 역시 그중 하나다. 10시부터 19시까지가 기본적인 근무시간이지만, 코어 근무시간인 11시~17시를 제외하고는 각자 스타일에 맞게 업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종종 이런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몰래 B.A.T의 아침 풍경을 촬영하려 했는데 아무도 없다. 그냥 몰래 온 손님이 되어 버렸다.]



다만, 매주 월요일은 예외다.

이날은 10시부터 주간 회의가 있어 시간에 맞추어 출근해야 한다. 평소 출퇴근 시간을 신경 쓰는 데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지만, BAT 주간회의는 벌써 몇 주째 한 명의 지각자도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각자는 벌칙으로 사무실을 혼자 청소해야 한다는 규칙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지각자가 없는 것은 좋지만, 기껏 만들어 놓은 벌칙을 아무도 받지 않는 건 좀 김빠지는 일이다.


그런데 주간회의가 있는 오늘, 갑자기 설레기 시작했다.
현재 시각은 9시 58분이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첫 번째 지각자 발생!


[뻘쭘해하며 들어온 지각자 디자이너 J님. "다음주 청소인거 아시죠?" "아, 네...."]
["지각자는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습니다." "아, 네....." 결국 소파에 걸터 앉은 지각자의 최후]



주간 회의에서는 경영진의 중요 이슈 공유, 각 프로젝트 담당자의 진행 상황 공유, 업무 효율성 증진을 위한 논의 등 세 가지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단어들이 몹시 오피셜해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된다. 밤새워 예쁘게 PPT를 만들어 온 사람도 없다.
대놓고 자랑을 하자면, 우리 회사는 원래 쓸데없는 데에는 힘을 쏟지 않는다.




우연히도 이 글을 준비하고 있는 오늘, 주간 회의 막바지에 특별 안건이 올라왔다.
이 괴로운 월요일 아침을 어떻게 하면 더 활기차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여러 의견 중 당장 실현 가능한 것을 추린 결과, 다음주부터 만화 주제가를 틀어놓기로 했다.

선곡 담당은 회사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고 있는 영상 디자이너 N님.

가장 먼저 틀 곡은 활기참의 대명사로 불리는, 불후의 명곡 쾌걸근육맨의 '질풍가도' 라고...



물론, 아무리 아침에 신나는 이벤트가 있다 해도 난 여전히 아침보다 저녁이 좋다.

월요일마다 엄청나게 비싼 레스토랑에서 대표님이 밥을 사준다고 해도 금요일이 200배는 더 좋다.

하지만 싫은 것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건 나쁘지 않다. 싫은 것, 힘든 것, 어쩔 수 없는 것을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싫은 마음이 조금은 사라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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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는 지금 리크루팅이 한창이다.

우리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눌러 확인해보시길.

(경력직 마케팅 AE 및 사진/영상 전문가를 찾고 있다.)

https://brunch.co.kr/@bat/1




> BAT 멤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아래 인터뷰 Check Check.


[ B.A.T 인터뷰_디자이너 주영진 편 ]

https://brunch.co.kr/@bat/26


[ BAT 인터뷰_영상 디자이너 나은아 편]

https://brunch.co.kr/@bat/29


[마케터 K의 적응기] 좋은 직장에 다니고 싶었다 편

https://brunch.co.kr/@bat/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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