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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운 바위풀 Oct 07. 2016

검독수리

아이들의 순수함이란...

큰 아이가 자기 전에 같이 책을 한권 골라 읽는 편인데 최근엔 자연 관찰 시리즈에 빠져 있다. 어제는 검독수리편을 읽고 있는데 아이가 말을 꺼낸다.


"아빠, 우리 밖에는 독수리가 있을지 모르니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많이 놀자."


아마 검독수리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먹이를 잡아채 간다고 하는 것이 무서웠던 모양이다.


"괜찮아, 주안아. 서울에는 독수리가 없어서 밖에서 많이 놀아도 된대."

"그래?"


대답은 하지만 미심쩍은 눈치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다시 얘기를 꺼낸다.


"아빠, 그래도 독수리가 조금 있으면 어쩌지?"

"괜찮아. 아빠랑 같이 있으면 독수리가 안 온대. 아빠가 독수리한테 말 해 놨어."

"그래? 그런데 나 혼자 있을 땐 어떡하지?"

"아빠가 주안이 혼자 있어도 발톱으로 잡아가지 말라고 얘기해 놨어."

"그런데 독수리가 내 얼굴 모르잖아."

"아빠가 독수리한테 주안이 사진도 보여 줬어. 그러니까 우리 많이 나가서 놀아도 괜찮아."

"그럼 다행이다."


아직은 아이구나,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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