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 건강검사 결과 편
결과는 일주일정도 걸렸고 모바일로 받았다. 행복하게 잘 살면서 운동도 하고 딱히 증상도 없어서 유소견이 나올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냥 항체 검사의 영역이겠거니 했는데 이게 웬걸 유소견이 나왔다. 예방주사도 맞아야 할 것이 있었다.
이런 일들이 발생을 하니 건강검진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 듯하다. 내가 내 몸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가 지금 건강관리랍시고 하는 것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피를 뽑아서 뭔가로 돌려봐야 숫자가 나오고 그 숫자를 봐야 어떤 결괏값으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나온다.
나는 내가 건강할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유소견, 즉 질병은 아닌 상태이기에 문제가 아직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유소견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유소견이 그것도 생각보다 큰 수치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차이의 원인은, 나의 무지와 유튜브의 알고리즘의 컬래버레이션이었다.
유튜브의 정보들은 대부분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주제를 보면 맞는 말이지만 다른 부분을 같이 시야에 넣으면 사실이 아닌 경우가 있다. 이번에 나의 경우가 그렇다. 당뇨와 당관리에 관한 내용을 주로 생각해 왔고, 체력증진과 생리상태 개선, 등 컨디션의 눈바디, 느낌으로 조절을 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당관리만 한다고 괜찮은 게 아니다, 종합적으로 점수가 나오는 것이 건강검진이고 당을 눌러서 다른 곳이 튀어나왔다면 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한 부분을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는 있으니, 신경을 쓰지 않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증했다.
버터가 문제일지 누가 알았겠는가. 당관리 유튜브에서 버터 좋다고 하는데, 그런 건 1일 섭취량을 따져서 운동으로 소모하고 당뇨여서 다른 것을 못 먹는 사람에게나 그런 것이지, 나 같은 사람들이 그냥 막 먹는 용으로 쓸 재료는 아니었던 거다.
어쨌든 처음에는 충격이 좀 있었지만 병이 되기 전에 문제를 알게 되었고 이제 조절하면 되고, 이 덕에 알게 되었고 더욱 가열하게 조절할 모티베이션이 되어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다른 부분에서 문제도 없었고 오히려 척추 측만증은 개선되었으며, 이상세포도 없었고, 예방주사도 원래 맞아야 할 것만 맞으면 된다. 비록 돈은 30만 원이나 들어서 거지가 되었지만, 잘 된듯하다. 이제 정말 난자채취하러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