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나가듯

무념무상으로 가는 길. 4장

2부. 무념무상의 세 가지 문

무념(생각에서 자유로워짐) → 무상(세상을 새롭게 봄) → 무심(마음이 고요하게 작동함)

4장. 첫 번째 문 ― 무념: 생각을 늦추는 기술

“아, 또 생각이네?”라고 알아차리기

판단을 멈추면 길이 열린다

1분 실습: ‘생각 흘려보내기’

“무념은 생각을 멈추는 게 아니라, 생각이 나를 끌고 가지 않게 하는 일이다.”

4-1. “아, 또 생각이네?” ― 알아차림의 첫 불빛

어느 날 문득, 나는 내 머릿속이 너무 시끄럽다는 걸 알았다.
끝없는 독백이 이어졌다.
‘왜 그랬을까?’ ‘이건 잘못된 거야.’ ‘내일은 괜찮을까?’
생각들은 마치 회의실의 사람들처럼 서로의 말을 끊으며 떠들고 있었다.
그 안에서 나는 늘 설득당하거나 반박하며 살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단 한 줄의 문장이 떠올랐다.

“아, 또 생각이네?”

그 짧은 말이, 어둠 속에 켜진 불빛 같았다.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을 비워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생각은 비워지는 게 아니라, 흘러가는 것이다.
그것은 바람과 같다.
막으려 하면 더 세차게 불고, 그냥 두면 스스로 약해진다.

알아차림이란 그 바람을 붙잡지 않고 이름 붙이는 일이다.
“아, 또 생각이네?”
이 한마디로, 나는 ‘생각 그 자체’가 아니라 ‘생각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순간부터, 나는 회의실의 참석자가 아니라, 그 회의실 바깥에 앉은 관찰자가 된다.

그 거리 하나가 마음의 고요를 만든다.

생각과 나의 거리두기 실험

생각이 떠오를 때, 그 중심으로 뛰어들지 말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보라.

예를 들어, ‘나는 실패했어.’라는 생각이 들 때,
그 문장 앞에 이렇게 덧붙인다.

“지금 이건, 내 생각이지 진실은 아니다.”

그 한마디가 감정의 폭풍을 절반으로 줄인다.
생각과 나 사이에 생긴 아주 얇은 틈.
그 틈이 바로 평온의 문턱이다.

처음엔 어렵다.
생각은 늘 “나를 봐! 나를 믿어!”라고 소리치니까.
그러나 그 소리를 조용히 바라보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현실이 아니라 파도 위의 그림자가 된다.

실천 루틴 ― 10초 알아차림

① 떠오르는 생각을 그냥 바라본다.
② 판단하지 않고 이름을 붙인다.

“기억이네.” “걱정이네.” “비교하네.”

③ 천천히 숨을 내쉰다.
④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냥 흘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