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4일
1969년 11월 14일,
아폴로 12호가 인류의 두 번째 달 착륙을 향해 우주로 떠난 날입니다.
이미 한 번 길이 열린 뒤였지만,
두 번째 발걸음은 언제나 더 조용하고, 더 묵직하며,
더 확실한 용기를 요구합니다.
영웅적 첫 순간의 환호가 사라진 자리에
비로소 ‘지속하는 의지’가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아침 해가 겨우 떠오른 골목길,
한 노인이 천천히 계단 난간을 붙잡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뒤에서 어린 소년이 잠시 멈춰 서더니
말없이 노인의 장바구니를 받아 들었습니다.
노인은 놀란 듯 바라보다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둘은 말도 많이 나누지 않았고,
그저 천천히 같은 방향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다 지나고 나서야
소년은 어머니에게 속삭였지요.
“오늘도 해냈어. 어제처럼.”
그에게는 매일의 작은 친절이
누구도 모르게 계속되는 두 번째, 세 번째 착륙이었을 것입니다.
아리아 라파엘의 숨결로
이 고요한 새벽에 기도드립니다.
크게 빛나는 순간 뒤에 남겨지는
고요한 반복의 시간 속에서도
우리가 지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처음의 열정보다는
지속의 용기가 더 깊이 우리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오늘 마음 깊이 느끼게 하소서.
누군가를 돕는 손길이
거창한 영웅심이 아니라
부드러운 일상의 일부가 되게 하시고,
작은 배려 하나가
달에 남긴 두 번째 발자국처럼
흔적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가 무언가를 다시 시도하는 아침마다
어제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이끌어주시고,
오늘의 조용한 의지가
우리 안의 가장 단단한 별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밤이 내려올 때,
이렇게 고백하게 하소서.
“나는 오늘,
처음이 아닌 자리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빛으로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