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6년 12월 28일
1856년 12월 28일 출생 · 1924년 2월 3일 영면
우드로 윌슨은
전쟁의 시대에
말의 가능성을 끝까지 붙잡은 사람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한가운데서 그는
승리보다 이후의 세계를 먼저 생각했다.
민족자결, 공개외교, 국제연맹.
그의 구상은 완성되지 못했지만,
전쟁 이후를 힘이 아닌 규칙과 대화로 묶으려 한
첫 문장들이었다.
그는 세계가 서로를 향해
총을 들기 전에
먼저 말하도록 하고 싶었다.
그 이상은 꺾였지만,
그 문장 위에
오늘의 국제질서가 조심스럽게 서 있다.
포성이 멈춘 뒤
그는
탁자 위에 남은
종이를 바라보았다
말이 닿지 못한 곳에도
언젠가
사람이 도착하리라는 것을
그는 믿었다
그는 처음부터 정치인이 아니었다.
문장을 가르치던 사람이었고,
사람이 어떻게 설득되는지를
오래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권력의 중심에 섰을 때도
그의 몸짓은 크지 않았다.
다만 그는
말의 순서를 바꾸려 했다.
먼저 총을 내려놓고
그 다음에 국가를 말하자는 쪽으로.
전쟁은 그의 몸을 망가뜨렸다.
설득은 그를 쓰러뜨렸다.
병상에 누운 채로도
그는 여전히 문장을 고치고 있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조금 덜 폭력적으로.
그의 말은
모두 도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떤 말은
도착하지 못한 채로도
길이 된다.
그의 생은
그 조용한 실패의 연속이었고,
그래서 더 오래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