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가 곤히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는이유도 모르게 짠한 마음이 들곤 한다. 아마도 생각 깊은 곳에 앞으로딸내미가 스스로 헤쳐 나아가야 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고 여러 가지 생각들로 짬뽕되어 짠한 마음이 들어 그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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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우리 집 고양이 피터가 힘없이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찌릿하며 짠~하단 생각이 드는데...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고 나는 나대로 때맞춰 출근하고 딸은 서울,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바람에 주말에나 집에 오니 피터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꽤나 길다.
대략 하루 7시간 이상을 아무도 없는 집에피터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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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나는 과연 집사의 자격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피터가 사람처럼 말이라도 하면 혼자 뭘 하고 있는지? 괜찮은지 전화해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늦은 밤 부랴부랴퇴근해 현관문을 열면 언제부터나와기다렸는지 현관문 밖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야옹~ 짧게 외마디 소리를 낸 후 엄마~ 엄마 ~ 왜 이제와~?라고 말하는 것 같은눈빛을 장착하곤 내 다리에 자신의 몸을 쓱~ 쓱~ 문지르며 기쁘게도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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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많은 시간을 혼자 기다려준 대가를 지불해 줘야 한다. 템테이션 다섯 알을 주고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있으면 그 시간엔 조용히 앉아 나를 주시하다가 씻으려 욕실로 향하면 피터가 먼저 욕실로 후다닥 들어가 발라당 배를 내밀고 소리를 친다. 냐옹~ 냐아옹~
종일 말할 상대가 없어서 입이 근질근질했는지 연신 울어대며 졸졸졸 강아지 마냥 따라다닌다.
그리곤 누루 궁둥이 같은 엉덩이를 들이밀며 엉덩이 팡팡 해달라며 재촉한다.
두두두두두~ 퇴근 후 엉덩이 팡팡 시간은 피터에게 꼭 필요하다.
최근 들어 피터의 표정이 좀 힘이 없어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인지? 아니면 정말로 혼자 있는 있는 시간이 무료하고, 외롭고 쓸쓸해서 우울해하는지? 자꾸만 신경이 쓰여 피터의 표정과 몸 이곳저곳을 자꾸 확인하는 습관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