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 ‘방’이다.
어렸을 때는 너무나 당연하게 ‘방구’, ‘방구탄’, ‘방구쟁이 뿡뿡이’ 별명으로 놀림을 당해서 제~발 성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름도 어렵고 남자 이름 같아 종종 오해를 샀다. 한 번에 내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고 "성이 특이했는데?"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주로 “빵”이라고 불렸고, 잘 웃고 다닌다며 선배들에게 “빵글빵글 빵여노!” 라고 불렸다.
“빵”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싫어하던 내 성이 좋아졌다. ‘방구’, ‘방구탄’ 같은 약간 더럽고(?) 기피하게 되는 별명이 아니니까! “빵”은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발음도 귀엽고, 부르기도 좋았고, 사람들이 기억하기도 쉬웠다. 빵을 너무 좋아해서 한동안 술버릇으로 빵을 사러 뛰어다니던 나에게 “빵”은 딱 맞는 별명이었다.
빵은 여러가지 재료를 섞고, 반죽하고, 발효하고, 휴지하고, 굽고 많은 과정을 거친다.
나라는 사람에 많은 이들과 많은 일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듯. 여전히 어리고 미숙하지만 “방”이 “빵”이 되는 과정에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결코 좋은 일만 있지 않고, 결코 나쁜 일만 있지 않았다.
그 과정에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빵 맛있게 먹겠습니다.
회사생활 10년. 이제는 팀을 이끌 경력이지만, 하고 싶은 걸 쫓다 보니 후임은커녕 항상 신입 신세였고, 지금은 남편을 도와 사업을 하고 있다.
나에게 회사는 단순히 ‘일’을 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증명’하는 곳이었다. 그러므로 적당히 일해서 적당한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를 꿈꾼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더욱 좋은 상사를 만나고 싶었다. 건강한 조직에서 일하고 싶었다. 잘 배우고 성장해서 제 몫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꿈은 꿈일 뿐인 건지, 로또 당첨이 더 쉬운 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은 상사를 만나기는 어려웠다.
그냥 인성이 글러먹은 상사,
서로 타이밍이 안 맞았던 상사,
다 좋은데 뭔가 아쉽게 부족한 상사,
이제서야 직급에 맞춰 성장하기 바쁜 상사,
유치뽕짝에 어른스럽지 못한 상사.
상사가 되면, 선임이 되면,
다 이렇게 되는 걸까?
대표가 되면, 사장이 되면,
다 이렇게 되는 걸까?
그러다 문득 ‘좋은 상사’의 정의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항상 눈앞의 상사를 보며 ‘아, 좋은 상사를 만나기가 이렇게 힘든 걸까?’라고 생각만 했을 뿐.
그래서 돌아보려고 한다.
그때 그 상사들을.
그때 그 대표들을.
10년간의 회사생활을.
정말, 그때 그 상사는 정말 별로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