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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앞니맘 Oct 31. 2022

산다는 게 다이런 건가요?

아침 6시 알람 소리에 눈을 다.

10분만 더  5분만 더 아니 1분만 더

내 몸인데  내 맘대로 할 수가 없다.

1시간만 더 자면 행복하겠다.


아침밥상을 차리며  '일어나.' 

아이들을 향한 외침으로 목을 .

아이들은 밥을 먹고 나는 물 한 잔 마신다.

씻고 바르고 옷을 입고 출근 준비를 한다.


아침 시간은 왜 이리 빨리 가지? 서두르자.

가방은 메고 버려야 하는 쓰레기를 양손 가득

손가락 사이사이에 들고 주차장으로  나온다.

앗! 자동차 열쇠를 놓고 나왔다.


출근하자마자 시작된 회계감사

재단 행사, 학부모 상담, 차량 운행 등

점심밥은 후루루 마시듯 먹어치우고

하루 종일 이리저리  동동거린다.


딸은 학원에서 "엄마 리러 와?"

아들 2는 "치과에서 엄마가  오라는데?"

남편은  저녁에 손님들하고 집에 갈 건데?

일단 기다려. 그냥 와. 뭣? 외치고 외친다.


저녁 6시 아이들을 모아서 태우고  집에 도착. 

오자마자 손님맞이 청소를 시작한다.

최악인  2층 화장실, 1층 화장실, 부엌

밥은 각자 알아서 챙겨 먹으라 명령한다.


마지막으로 나를 찾는 아들 1의 전화.

세척이 불가능한  물건은 숨겨놓기로 결정한다.

청소하느라 다 젖은 양말을 벗어던지고

아들 1을 향해 한숨 몰아쉬면서 달려간다.


언제 왔을까? 집에 돌아온 남편이 바쁘다.

2층과 1층을 오르락내리락 청소를 한다.

그런 남편에게 말하고 싶다.

'남편분 너 좀 맞아야 할 것 같은데?'


남편의 님이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

다행이다. 배달음식이다.

나는 접시에 옮기고 끓여서 내놓는다.

술판이 시작되고 가족은 거실을  빼앗겼다.


밥을 먹으면서 재미없는 얘기에 웃는다.

울고 싶은데 웃는 내가 참 연기파가 확실하다.

직장에 다시 나가 봐야 한다는 말을 정중하게 한다.

그리고 밤 10시에 다시 출근한다.


새벽 1시 30분  귀가한 나를 반기는 것

소주병과  즐거웠던 그들의 흔적뿐이다.

술상을 치우다가 고3 아들과 마주쳤다.

"빨리 자라."   "엄마도 대충하고 자."


그들의 코 고는 소리가 화음을 이룬다.

남편의 코를 사뿐히 지르밟아 줄까?

피곤해서 다음으로 미룬다.

20시간 만에  자리에 누다.


아침에 눈을 뜨니 침을 삼킬 수가 없다.

젠장  산다는 게 다 이런 건가?

이혼을 해야 하나? 잠깐 고민한다.

'일단 오늘은 출근부터 하자.'


오늘 아침에는 더 크게 외친다.

"애들아. 일어나. 늦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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