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검진을 받으러 갔다. 간호사들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으아아
작년 국민 누구나 하는 건강 검진에서
갑상선과 유방 외과에 방문하여 정밀검진하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난 바빴다.
마흔의 다둥이 엄마는 몸을 돌볼 틈이 없었다.
아이들은 돌아가며 감기에 걸리거나 엄마를 필요로 하는 무엇인가를 했다.
자연히 검진은 잊었다.
다시 기억을 한 건 검진 1년 뒤,
정확히 내 몸이 먼저 환기해 주었다.
평소보다 더 먹는 것도 아닌데 살이 계속 붙었다.
머리카락은 한 번에 50가닥 이상 빠졌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갑자기 나빠졌고, 생리통이 갑자기 심해졌다.
어지럽고 두통도 심했다.
몸이 분명 이상했다.
슬쩍 건강 검진 결과서에 쓰인 단어를 검색해보았다.
하나하나 검색하다 보니, 점점 표정이 굳었다.
빠르게 유방 외과와 갑상선 외과에 예약 후 방문했다.
먼저 유방 외과.
누구나 하는 유방 촬영과 초음파 촬영을 한 후 진료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진료실 앞 대기 명단에 내 이름이 삭제되었고,
벙벙했다.
그때, 저 멀리 초음파실에서 간호사가 뛰어 오며 외쳤다.
"맹은지 님 맹은지 님 어디 계세요?"
순식간에 그녀를 따라
초음파실에 달려가 대기하던 환자들을 뒤로하고
다시 누웠다.
"왼쪽 초음파를 다시 찍고요, 촬영실 가서 왼쪽 확대 촬영을 할 거예요."
별다른 부가 설명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그녀 옆에 그저 옷을 까고 누워있는데
초음파를 보던 의사 선생님은 내 한쪽 가슴에 매직으로 표시를 하고 이상한 스티커를 붙인다.
"여기라고 말씀드려."
이들은 나를 배려할 틈도 없이 바빴다.
갑자기 벌어진 이 상황이 무서워 눈물이 났다.
"저 이거 왜 하는 거예요? 으아앙"
그제야 가장 어려 보이는 간호사가 다가와 손을 잡고 괜찮다 이렇게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개뿔 지금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밖에 없고만.
그렇게 여러 번 촬영 초음파를 반복하고 진료실에 드디어 입장했는데,
의사 선생님은 또 날 보지 않고 화면만 보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간호사 선생님에게 말했다.
"조직 검사 최대한 빨리 예약날짜 잡아."
으아아앙 이게 뭐야 대체
그렇게 난 진료실 밖으로 바로 쫓겨나서 뭣도 모르고 날짜를 잡았다.
그 조직 검사를 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게다가 갑상선 외과에서도 또 왜 이제야 왔냐며
왼쪽에 두 개의 뭐와 뭐가 있다며
초음파 날짜를 잡아주셨다.
겁을 주는 거라면 너무 무섭게 겁을 주는 사람들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인가...
내가 다시는 검진 미루지 않겠다
마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