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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Nov 29. 2022

안개비와 함께 가파도 걸어보기

제주생활 19일차 - 청보리 대신 코스모스

who. 나는

추자도 일정을 이리저리 맞춰 보아도 3일 제주를 떠나는 배편을 예약한 상태라 하루만에 들어가서 올레길을 완주하고 나오는 시간이 애매하였다. 결국 추자도 올레길은 다음을 기약하고 아침일찍 못다 걸은 길을 걷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what. 접촉사고

제주 마을 길은 차가 없는 듯 하다가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들이 종종 있다. 그 좁은 골목길에 그렇게 세게 트럭이 튀어나올줄은 상상도 못했다. 차선 진입하려다 내 앞을 스치듯 지나간 트럭으로 내 번호판은 하늘 높이 올라갔다 도로 바닥에 떨어졌다. 무슨 상황인가? 트럭은 멀쩡해보였고 트럭에서 내린 아주머니는 쌍방이 잘못했으니 그냥 가자하신다. 정신 없던 나는 사람이 안 다쳤고 내 번호판만 날아간듯 하니 그러자 했는데 사고 났을 때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공부했다. 공업사 가보니 헤드라이트도 금이 갔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쌍방 잘못도 아니다. 중앙선을 넘어 질주하신 아주머니가 잘못이라면 잘못이지 않을까? 뭐 여튼 처음 난 접촉사고에 정신 없는 나였다. 


where. 운진항

둘러볼 곳 몇 곳을 둘러보는데도 영 찜찜하다. 아침일찍 비오는 중산간길을 지나 왔는데 어이없게 안개하나 없는 마을에서 접촉사고라니... 사고는 순간이라 매 순간 조심한다 하여도 그냥 일어나 버린다. 더 생각해서 뭐하겠냐 털어버리자. 한산한 골목길일수록 두세차례 더 살피자. 그렇게 되뇌이며 가파도 들어가는 배편 시간에 맞춰 운진항으로 향했다.  운진항 들어가는 입구를 찾지 못해 좀 헤메이긴 했어도 예매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앞배편로 바꿔주는 융통성에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이건 또 행운이다.


when. 2시간 30분 동안의 가파도

가파도 올레길을 다 걷고 중앙의 마을길까지 가로질러도 시간이 넉넉할 정도로 가파도는 작은 섬이었다. 가파도의 경우는 입항과 출항시간을 짝을 지어 매표를 하게 되는데 보통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섬에서 머물를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why. 사부작사부작 걷기 좋은

안개비가 내려 그 운치가 더해졌다. 마라도가 흔들리는 파도 너머로 조망이 될 정도로 가까웠다. 대체로 평이한 길이지만 섬 끝으로 돌아오는 길은 조금의 오름이 있고 그 언덕 위로 보여지는 풍경이 또한 새롭다. 자전거 투어를 하는 이들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이 언덕에서는 다들 조금 고생해서 올라오는 듯 하다.


how. 마을골목

을 지나다보니 가파도로 검색하면 보여지는 사진 속 풍경들이 보인다. 음식점, 작은 상점들도 이 곳에 모여 있다. 출출함에 핫도그 하나 시켜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걸어본다. 5월 말이다보니 청보리는 다 베어진 상태이고 대신에 코스모스가 넓게 펼쳐져 있다. 이리저리 다 둘러보고 배 내린 곳에 돌아와도 배가 들어올 시간은 30분 이상 남았다. 처음에 시간이 모자랄까 하여 바삐 걸었던 것이 무색하다. 안개비 내리는 가파도를 산책 하는 동안 기분도 훨씬 좋아졌다. 해가 쨍할 때 걸으면 조망은 훨씬 좋긴 하지만 운치는 비오는 날 만 못하다. 비 오는 날 특유의 그 느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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