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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Dec 01. 2022

느릿느릿 산책하며 마주하는 것들

제주생활 20일 차 - 제주 주민처럼 아침 산책

who. 나는

아침 일찍 산책을 나섰다. 동네 사람들처럼 공원을 어슬렁어슬렁 걸어볼 생각이다. 일전에 차박을 했던 서귀포 칠십리 공원을 이렇게 다시 걷게 될 줄 몰랐다. 채 보름이 안되었는데 까마득히 옛일처럼 느껴진다. 이젠 이곳이 제법 익숙해져서 내비게이션 도움 없이도 걷다 숙소를 찾아오는 것이 쉬워졌다. 칠십리 공원 위에서 조망한 천지연폭포를 그 입구까지 내려가 한 바퀴 돌아 숙소에 왔다.


what. 모슬봉

갑자기 지역민처럼 버스 타고 돌아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모슬봉이다. 노선이 두 갈래로 갈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나는 목적지가 나타나지 않고 멀어지는 듯하여 결국 옆에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다. 차를 잘못 탔다. 같은 번호인데 노선이 다르다. 뒷좌석에 계신 아저씨 옆에 계신 할아버지 모두 한 마디씩 하는데... 한참 걸어가야 한단다. 음.. 일단 내려야겠다. 결국 서너 코스를 더 걸어 원래 출발지로 예정한 곳에 도착했다. 여행 중 인상 깊었던 풍경이 펼쳐진 곳 중 하나가 모슬봉 정상이다. 엄밀히 따지면 정상이라기보다는 올레길 스탬프가 위치한 곳이다. 한라산과 산방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느끼게 한다. 날이 더워 땀도 많이 나기도 하고, 배도 고팠던지라 스탬프 박스 옆 벤치에 앉아 전날 다 먹지 못했던 고기만두를 먹으면서 그 아름다운 풍경을 천천히 즐겼다.  좋~~~다.



where. 군산오름

모슬봉의 풍경을 뒤로하고 가파른 길을 내려와 군산오름 쪽으로 향했다.  예전에 와본 적이 있는 오름이다. 그때는 바람이 워낙 많이 불어 정신을 못 차리고 풍경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이번에는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다.


when. 늦은 오후

그렇게 오름 두 곳을 다녀오니 꽤 지친다. 샤워 후 올레시장 근처에 있는 햄버거집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도는 특색 있는 햄버거집이 참 많다. 우도에는 흑돼지 패티로 만든 버거가 있는가 하면 제주에서 많이 나는 당근, 시금치, 마늘 등으로 특화시킨 버거도 있다. 각 특색에 맞는 햄버거와 수제 맥주 마시는 재미도 꽤 솔솔 하다.


why. 여긴 좀

88버거가 꽤 힙하다는 얘기에 찾아가 봤는데 개인적인 취향에는 맞지 않는 곳이다. 뭔가 모자란 듯한 찜찜함을 수제 맥주 약수터에서 채워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음식도 맥주도 충분히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다. 음식에 민감한 편은 아닌데 여행지에서 입 맛에 잘 맞는 그곳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난다는 것은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이다.


how. 제주

에서도 선거유세가 마지막 날 한창일 때였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어김없이 마지막 총력을 다해 홍보하는 모습을 보며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도 제주에서 하루가 지났다. 돌아갈 배편을 정해 놓고 나니 왠지 하루하루가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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