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날 사랑했지만, 가까이 오지 못했어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나는 그런 말을 자주 들었다. 연인에게도, 친구에게도. 심지어 가족에게서도.


처음엔 억울했다. 나름대로는 표현하고 있다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돌아보면, 진짜 내 감정을 말한 적은 거의 없었다.

아니, 말할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감정을 드러내는 건 위험한 일이었다.

울면 혼났고, 화내면 미움받았다.

그래서 나는 점점 감정을 접어두는 쪽을 택했다.

슬퍼도 웃고, 화가 나도 넘기고, 외로워도 괜찮은 척하며.

그렇게 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자란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감정을 드러내는 일’ 이 어렵다.

특히 사랑 앞에서.


누군가 가까이 다가오면,

마음속 혼란과 상처, 불안정한 나의 모습이

그대로 들킬까 봐 두려워진다.


누군가 “너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도 괜찮아”라고 말해줘도,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 말을 믿는 순간, 나라는 사람이 무너질까 봐.

그래서 자꾸 멈추고, 물러나고, 도망쳤다.

감정은 끝내 꺼내지 못한 채, ‘괜찮은 사람’처럼 웃었다.


나는 늘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길 원했다.

티 내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스스로도 괜찮은 척.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튀어나왔다.

“나는 정말,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심리상담 장면에서 반복해서 마주하는 문장이 있다.

감정을 억누르며 자란 사람일수록, 관계 안에서

사랑을 ‘받는 법’도, ‘주는 법’도 익히지 못한 채,

그저 버티는 법만 배우고 자란다.


그래서 누군가 다가오면,

그 사랑이 고맙기보다… 두렵다.


그게 어쩌면 지금, 사랑 앞에서 자꾸 숨는 내 모습이다.

사랑은 다정한 언어로 다가오지만,

나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 사랑조차 경계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씩 연습해보고 있다.

내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일.

그게 서툴러도 괜찮다고,

아직 다 말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내 안의 나에게 말해주는 연습을.


그리고 언젠가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이제는 감춰진 내가 아니라, 느낄 줄 아는 나로,

그 사랑 앞에 서고 싶다.





※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만나며 관찰해 온 감정의 흐름을 바탕으로 구성한 ‘한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그 여정이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숨결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이두려운사람 #감정을숨긴아이 #감정회피 #괜찮은척 #심리상담에세이

#감정표현이어려운사람 #상처받을까봐숨는마음 #감정회복 #상담심리칼럼

#사랑앞에서도망치는나 #내면의목소리 #브런치심리에세이 #마음의회복

#거절불안 #관계회피형 #심리치유 #사랑받는법 #감정과관계 #숨은감정

이두려운이유 #감정에솔직하지못한사람 #마음의안전거리

#심리상담글추천 #마음치유글 #감정을표현하는법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예민함도 둔감함도, 나를 지키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