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뽈삐래 Aug 03. 2022

시작부터 험난한 렌터카 여행

밴쿠버 여행기

 8월 성수기 캐나다 캠핑카 여행을 우습게 봤다. 캠핑카 천국인 캐나다에서 캠핑카 하나 못 구하겠는가 생각했는데, 이게 웬일. 성수기는 성수기였다. 큰코다칠 일이 생길까 했는데 코를 두들겨 맞다 못해 쌍코피까지 터졌다.


우선 인터넷상에서 예약 가능한 캠핑카가 없었다. 말 그대로 3-4인용의 캠핑카가 없었다. 단 1대도. 6인용 이상만 겨우겨우 구할 수 있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고 초보 운전자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사이즈가 너무 컸다. 설상가상으로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관광 안내 센터는 우리보다 아는 것이 부족했으며 정보도 다 틀리고 열정적으로 문의를 해결해 주려고 하지 않았다. ‘이봐 여행자, 그런 건 너네가 알아서 해야지?’라는 마인드 앞에서 좌절. 이 시기에 캠핑카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투와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를 보는 듯한 눈빛.  


 그러나 캠핑카 여행을 위해 캐나다에 왔기에 우린 포기할 수 없었다. 발품을 팔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로 캠핑카 업체를 다 돌아다녔다. 그러나 결과는 FAIL. ‘이게 진짜 일리 없어’의 노래 가사가 귀에 맴돌았다.

캐나다 렌터타 여행

 이대로 로키산맥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어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캠핑카 여행 대신 SUV 렌터카 여행을 하기로. 나름 캠핑카 분위기도 내면서 국립공원을 여행하기에 적합한 차라고 생각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를 열심히 뒤져서 150만 원에 지프를 12일 동안 빌렸다. 다시는 성수기를 얕잡아 보지 말자. 부지런한 여행자가 좋은 걸 값싸게 구한다.


 우리 첫날 숙박 장소는 주차장. 무계획 여행자들이여, 성수기에는 최소 숙소는 정하고 다닙시다! 빅토리아 섬에서 1박을 하고자 했으나 극성수기 오브 성수기로 적당한 숙소를 못 찾았다. 그래서 결국 빅토리아 섬으로 향하는 페리 터미널 앞에 위치한 ‘트와센 페리 파크 앤 고 Tsawwassen Ferry Park & Go’에서 하룻밤 자기로 했다. 주차장은 24시간이었고 직원에게 미리 허락을 구했다. 잠자리를 준비하다 발견한 사실. 우리의 바디 사이즈를 간과했구나. 뒷좌석을 뒤로 젖히면 누울 수 있는 인원은 최대 2명. 고로 한 명은 앞 좌석에 앉아 새우잠을 청해야 했다. 차를 이미 렌트한 이상, 12일 동안은 꼼짝없이 이렇게 지내야 했다.


 또 다른 문제점 하나, 캐나다의 여름밤 추위를 만만하게 보았다. 차 안에 있어도 너무 추웠다. 입에서 입김이 나왔고 온몸이 움츠러들었다. 모든 옷을 입고 자도 한기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다음날 우린 일어나자마자 가장 큰 아웃렛에 가서 침낭을 구입했다. 살기 위해서 침낭을 사야만 했다. 그것도 여름용 아니고 가을-겨울용으로. 하나에 4만 5천 원 하는데 퀄리티가 엄청나다. 캠핑 강국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이 침낭 덕분에 로키산맥에서의 밤이 따뜻했다.   

이전 13화 15년 지기 친구들의 첫 해외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