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휴가가 주어졌다. 당신의 선택은?
이유는 간단했다. 한 달이라는 긴 휴가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이끄는 여행지가 없었다. 세계 곳곳에 안 가본 곳들이 수두룩한데도, 이곳저곳 들여다 보아도 ‘여기다!’ 싶은 곳이 없었다. 그러던 중 문득 애초에 후보 리스트에서 배제했던 남미가 떠올랐다. 치안이 워낙 안 좋은 것으로 익히 들었기도 하고, 물리적으로도 너무 멀어서 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곳이었다. 그래서 남미는 애초에 이번 생에는 갈 일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한 번 어떤 곳인지 구경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게 유튜브에 남미 여행을 검색했고, 여자 혼자 여행 간 영상들을 살펴보던 중 남미라는 지역에 완전히 꽂혀버렸다.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나의 남미 여정이! 많은 영상 중에서도 빙하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그 위에 올라서, 위스키에 빙하 얼음을 넣어 마시는 유명한 빙하 투어가 결정적인 계기였다. 빙하에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것 자체가 놀라웠고, 그 이후에는 남미의 유일무이한 자연경관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유니 소금사막부터 무지개 산, 마추픽추, 광활하고 아름다운 국립공원 등 그동안의 여행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잔뜩 있었기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남미에 마음을 온전히 빼앗겼고, 또 한 번 나는 도시보다는 자연에 매료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도 사실 선뜻 비행기 티켓을 끊지는 못했었다. 약 1달간 내가 진짜 갈 수 있을지에 대하여 깊은 고민과 걱정과 고뇌의 시간이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고민한다는 건 언젠가는 가겠다는 방증이겠거니 싶었다. 그래서 눈 딱 감고 끊었다, 남미행 티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