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 루트 총정리! 페볼칠아브 vs 브아칠볼페 =?
남미 여행 추천 국가를 정했다면, 이제 어느 방향으로 일정을 짜야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보통은 크게 반시계 방향 혹은 시계 방향 중 하나로 남미 여행을 하곤 한다. 반시계 방향은 페루부터 시작해서 볼리비아 - 칠레 - 아르헨티나 - 브라질 이런 순서로 도는 것을 의미하고, 시계 방향은 정반대로 브라질 - 아르헨티나 - 칠레 - 볼리비아 - 페루 순으로 도는 것을 의미한다.
반시계방향 루트의 특징은 상대적으로 체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일정을 앞쪽에 배치해서, 에너지가 가장 좋을 초반부에 그 일정들을 소화하고 이후부터는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페루와 볼리비아의 유명한 도시와 관광지가 해발 3,000m 이상의 고산지대인 경우가 많으므로, 힘든 일정을 먼저 끝내버린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정반대인 시계방향 루트의 경우 반시계 방향 루트의 특징을 반대로 뒤집어 놓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정을 어떻게 짜느냐의 차이가 있겠지만, 고산지대가 많고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덜 안정적인 페루와 볼리비아를 후반부에 둬서 점진적으로 여행의 맛과 박진감을 높인다는 특징이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국가별 물가의 순서를 고려한 루트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페루나 볼리비아의 경우 남미 국가 중에서도 물가가 저렴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이곳들을 먼저 여행하고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은 칠레나 아르헨티나에 가게 된다면(반시계 방향 루트), ‘비싸다'라고 느낄 수 있어서 조금 더 비용을 절약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시계방향 루트로 여행한다면 처음부터 비교적 높은 물가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페루나 볼리비아에서 ‘저렴하다’라고 느끼다 보니 조금 더 경비를 크게 쓰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조삼모사일 수도 있겠지만, 본인의 여행 스타일이나 체력 안배 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맞는 루트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 경우엔 고산지대를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혹시나 처음부터 탈이 나서 이후 여행을 망치게 될까 두려워 고산지대 일정을 비교적 후반부에 배치한 시계방향 루트로 여행을 계획했었다.
여행 중반쯤이었던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라는 도시의 공항에 처음 도착했을 때, 누적된 피로와 컨디션 난조, 급격한 기온 변화와 수면 부족, 거기에 고산 증세까지 한꺼번에 닥쳐왔던 순간이 있었다. 이렇게 타지에서 쓸쓸하게.. 진짜 죽는 건가 싶은 정도로 심하게 쓰러진 경험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중 지대가 높았던 영향으로, 산소 부족 및 낮은 기온으로 인한 체온 변화가 몸 상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다만 여행 루트가 달랐다고 한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므로, 시계방향 루트가 갑작스러운 쓰러짐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가의 경우 저렴한 국가를 먼저 경험하고 이후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은 국가를 여행해서 경비를 보다 절약할 수도 있었겠지만, 내 경우 이번 여행에서 경비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하고 싶었기에 예산을 아끼는 것은 딱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는 높은 물가부터 비용을 편하게 쓰다 보니 지출이 조금 더 있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절대적으로 많이 썼는지 적게 썼는지를 논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미 여행자들 사이에서 높은 물가로 유명한 국가는 바로 칠레인데, 지금 한국의 물가와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객관적으로 비교 시 조금 더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은 여행답게 즐거워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요인은 최대한 배제하고,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남미 여행 루트, 방향 정하기 꿀팁]
✅ 이런 분들께 <반시계 방향> 루트를 추천해요
자연 속에서 다이내믹한 일정을 먼저 경험하고, 이후 도심에서 편안한 여행을 하고 싶다 (자연 > 도심)
물가가 저렴한 곳부터 시작해서 경비를 절약하고 싶다. 혹은 여행 경비가 제한적이다
미국/캐나다 경유하는 항공권을 선호한다
✅ 이런 분들께 <시계 방향> 루트를 추천해요
체력이 크게 쓰이거나 컨디션 변화가 우려되는 일정을 후반부에 배치하고 싶다 (도심 > 자연)
여행 경비에 제한사항이 딱히 없고, 비용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유럽 인근 국가를 경유하는 항공권을 선호한다 (항공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어도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