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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꿈 Oct 05. 2022

별아, 무슨 얘길 하고 싶니?

현꿈의 글 '열이레'

       우리들의 글자국, 열한 번째




        나의 공간에 나의 글을 남깁니다.



별아, 무슨 얘길 하고 싶니?


                               현꿈


밤하늘의 별

예쁘게 수놓인 별

새까만 밤을 반짝반짝 빛내

누가 반짝이를 뿌렸나


이렇게나 반짝이는데

손 힘껏 뻗으면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나를 보며 반짝이는 거 같아

반짝이며 내게 말 거는 거 같아

무슨 얘길 하고 싶니?


닿을 수만 있다면

꿈에서라도 묻고 싶어

하고픈 말 다 들어줄게

잠시만 내 곁에 머물러줘



 ‘별’을 생각했을 때 무엇이 떠오르나요? 밤하늘의 빛나는 별, 모르는 문제에 표시하는 별표, 유명한 스타 연예인, 별 모양 달고나, 다양한 별 모양 모두 좋습니다. 나에겐 별처럼 반짝이는 소중한 사람을 표현해도 좋습니다. ‘별’하면 떠오르는 생각을 마음껏 표현해봅시다.



별을 좋아하는 우리

 이번 시 주제는 '별'이었다. 계속 새로운 주제로 시를 쓰다 보면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 답답한 고민만 쌓이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에 다른 시인의 시를 읽어보면 자기만의 시를 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서관의 동시집을 빌려왔다. 아침 독서 시간, 번갈아 가며 자기가 원하는 동시집을 골라 읽도록 했다. 시 구절을 곱씹으며 시를 음미하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 어떤 시를 쓰고 싶은가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다음으로 아이들이 공감하며 읽을 만한 12개의 시를 소개했다. 시를 읽고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뽑아 그 이유를 써보았다.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 보니 우리 반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별’이라는 시였다. 가장 마음에 드는 시로 선택한 이유는 모두 달랐지만, 모두 별을 좋아했다. 우리 반은 별을 좋아하는구나! 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시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이번 주제는 ‘별’이었다. ‘별’이란 시를 읽어보았고 선생님이 쓴 ‘별아, 무슨 얘길 하고 싶니?’라는 시도 읽어보았다. 이번에는 나의 시를 써보자.




밤하늘의 별


드디어 오늘 하루가

끝났어요

그렇게 집 가는 길에

누구한테 끌리는 듯

저절로 위를 보게 되네요


근데 내 하루처럼

까만 하늘...


“어! 저건 뭐지?”

까만 하늘에

작은 별이

떠다녀요


마치 까만 하늘에 있는 별은

작은 희망, 작은 반짝이

합쳐 둔 거 같아요


그만큼 아름다운

밤하늘 별



잠시 고개 들어 위를 올려다보면

 요즘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부리나케 학원으로 향한다. 참 바쁘다. 초등학생은 놀기 바쁜 시기여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무슨 재미로 하루하루를 보낼까? 학원 끝나면 또 다른 학원 가고 그러다 집에 오면 학습지 풀고 숙제하고 내일 학교 갈 준비하고 이것저것 할 게 참 많다. 그렇게 힘든 하루를 끝내고 집 가는 길, 저절로 위를 보게 되었단다. 까만 하늘에 떠다니는 별이 작은 희망이라 했다. 오늘 하루도 고된 하루 보내고 피곤한 몸을 끌고 집으로 가면서도 밤하늘의 별을 볼 마음속 여유를 품은 아이였다.


 사는 게 힘들어 여유가 없을수록 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볼 기회가 없어지는 것 같다. 새파란 바다색부터 시시각각 변하며 아침을 여는 불그스름한 하늘, 해 질 무렵 물든 노을빛 하늘, 밤하늘의 짙은 어둠이 깔린 하늘, 비 올 듯 흐린 날의 회색 하늘, 어떨 땐 꿈 꾸는 듯 핑크빛 하늘까지 이렇게 다채롭고 예쁜 하늘인데도 말이다. 누구에게나 팔 벌리고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새파란 하늘을 자주 올려다봤으면 좋겠다. 화창한 날씨에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피부로 느끼는 것만큼 여유로운 일이 있을까? 바쁜 일상에서도 이런 여유 한 번쯤 누려도 되지 않을까? 고개 잠깐 드는 찰나의 여유가 나를 가득 채워 충전시킬 것 같다. 그러다 밤이 되면, 이 아이가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밤하늘의 별을 자주 올려다보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

잠시 고개 들어

좋은 날 더 행복해지고, 힘든 날 위로 받길



별빛


와! 별이다!

밤하늘의 별은 아름답지

별이 많아서 수많은 별이 빛을 낸다면?


멋진 별빛이 빛나지

여러 별들이 모이면 더 밝은 별빛이 빛나지

아주 밝고 멋진 별들이 모였어


모두 하나같이 빛나

정말 멋져



네 별은 어때?

 ‘아름답게 놓인 밝은 별, 이렇게나 예쁜데 땅에도 있으면 좋겠다’, ‘별은 우리를 빛내’, ‘별은 반짝이는 하늘의 보석. 그 별은 보석처럼 빛난다’, ‘지구에서 맨날 보이는 별, 우주는 전등’, ‘항상 웃으며 속삭이는 별’, ‘모두 하나같이 빛나는 정말 멋진 별’

우리 반 아이들에게 별은 이러했다. 다들 별을 좋아했다. 별이란 우리가 추앙하고 싶은 무언가가 아닐까? 손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워 보이지만 저 멀리 있고, 누구나 갖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가질 수 없으니.





오늘도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내일도 반짝반짝 별은 고생이 많다


운 좋은 날엔 별똥별이 내려온다

운 없는 날엔 별이 보이지 않는다



별아, 네가 고생이 많다: 너를 닮은 시

 이 시를 쓴 아이는 내가 아이들 작품을 전시하거나 교실을 꾸미고 있으면 “선생님 제가 도와드릴까요?” 묻는다. 쉬는 시간에 다른 아이들처럼 이때다 싶어 좋다고 정신없이 놀 법도 한데 이 아이는 항상 나를 도와주고 싶나 보다. 내가 뭔가 하려고 하면 계속 옆에 와서 묻는다. “도와드릴 거 없어요?” 오늘도 어김없이 일감을 찾는 우리 반의 일꾼이다. 그럼 작은 일이라도 아이에게 일거리를 주려고 한다. 나의 일을 도우며 행복해하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예쁘기 때문이다. 근데 옆에서 같이 하고 있더니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은 가서 일 보세요.” 내가 잘못 들었나? 어떻게 4학년 아이의 입에서 이렇게 어른스러운 말이 나왔을까. 분명 마스크 속 얼굴은 발그레한 볼에 통통한 볼살까지 영락없는 귀여운 아기 같았는데 참 놀라웠다. 학부모 상담에서도 듣길 이 아이는 집에서도 그렇게 집안일을 잘 돕는 듬직한 아들이란다. 지금은 우리 반의 2학기 회장이 되었다. 아이들 눈에도 이 아이가 회장감이었나 보다. 오늘도 멀리서 혹시나 내가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유심히 보고 있는 눈길이 느껴진다. 눈이 마주치고 나에게 달려온다. “00아 선생님 좀 도와줄래?” 이번엔 내가 먼저 도움을 요청해본다. 그럼 기다렸다는 듯이 “네!!!” 씩씩하게 외치곤 너털웃음 지으며 내 옆에 붙어 나의 손발이 되어준다. 옆에서 사부작사부작 가위로 오리고 풀로 붙여준다. 제출하지 않은 친구의 작품은 직접 받아와 개수를 맞춰본다. 물레방아 테이프 커터기를 열심히 돌리며 열 손가락에 테이프를 붙이고는 내가 하나씩 떼 가길 기다린다. 어떨 때는 풀이 잔뜩 묻은, 또 어떨 때는 테이프를 잔뜩 묻힌 손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그때나 지금이나 역시 듬직한 우리 반의 일꾼이다. 그런 아이의 심성은 시에서도 곧잘 드러난다.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도 고생이 많단다. 반짝이느라 고생했을 별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아이라니. 내 마음은 물론 별의 마음마저 헤아려주는 아이가 있어 참 의지가 된다. 나도 별도 위하는 예쁜 마음을 가진 이 아이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걱정이 담긴 별

 그 반짝이는 별을 가지고 싶단다. 별이 나를 빛나게 해주면 좋겠다는 이유였다. 지금 자신이 얼마나 예쁘게 반짝이고 있는지 아직은 모르고 있는 아이였다. 누구나 ‘충분하다, 이 정도면 됐다’라는 생각은 잘하지 않나 보다. 아직은 부족해 보이고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나 보다. 모두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고 더 빛나고 싶어 한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힘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채찍질보단 당근이 필요한 법. 그만 아파하고 그만 자책하고 자기를 사랑해주고 다독여주면 좋겠다. 괜찮다고 해주면 좋겠다.

나를 가장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니깐.

아직 충분한 시간과 잠재력을 가진 빛나는 너니깐.



문제에 뜬 별, 내 머리 위 별표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 우리는 별표를 친다. 암묵적인 약속일까? 시험지를 보면 모르는 문제, 헷갈리는 문제에 다들 별표를 쳐놓았다. 알 것 같은 문제가 있어서 세모표를 했고 아는 문제가 있어서 동그라미표를 했단다. 이는 시험지 위 문제만이 아닐 것 같다. 살면서 맞닥뜨리는 순간마다 내 머리 위에 “따란” 자체 효과음을 내며 뜨는 게 있다. 처음 보는 것에 ‘이게 뭐지?’ 싶을 때면 내 머리 위에 큰 물음표가 뜬다. ‘이게 맞나?’ 의아함을 가질 때면 내 머리 위에 작은 물음표가 뜬다. 놀람 또는 감탄의 순간에는 내 머리 위에 느낌표가 연달아 뜬다. 난제에는 어김없이 별표가 등장한다. 항상 처음부터 동그라미, 하트가 뜰 수는 없다. 별표를 치고 다시 돌아왔는데 여전히 별표일 수도 있다. 온 곳에 별표가 가득하고 머리 위에 물음표가 백 개나 뜨는 날도 있겠지만 내 머리 위 별표가 반짝이는 별로 바뀌는 날도 있지 않을까? 내가 풀 수 없어 좌절하는 어려운 별표가 아닌 나를 반짝 빛나게 하는 별로 말이다. 까만 밤하늘이 있어 별이 더 반짝이는 것처럼 고난과 역경 속에서 꽃핀 결실이 더 반짝일 것이다. 더 값질 것이다.

어두운 밤 적막 속에서 반짝이는 밤하늘의 저 별처럼.



이렇게나 많은 별

 컴컴한 밤에  멀리서도 보이는 수많은 별들이 있다. 아침에는 숨어 있다가 밤에는 나오는 , 땅으로 슉하고 떨어지는 별똥별, 별들이 여럿 모여 이름 붙여진 별자리, 텔레비전에 나오는 예쁘고 멋진 스타들, 맛있는 슈팅스타 아이스크림, 커서 돈을 많이 벌면 부모님께 사드리고 싶은 명품, “톡톡 뽀각! ! 됐다! 아저씨, 달고나 성공했어요.” 달달한  모양 달고나, 별사탕, 오르골  돌아가는  모양, 바다에 있는 별인 불가사리까지 모두 별이다. 별을 떠올리다 하늘에만 별이 있는  아니라 바다에도 별이 있다며 불가사리를 생각했다. 작은 별이 나를 아껴주는 엄마, 아빠, 언니 소중한 가족 같다는 아이도 있었다. 함께 울거나 함께 웃어줄 ‘ 같은 사람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눈물이   줌이 되었다는 아이도 있었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우리’, ‘우리 학교는 별이나 다름없다. 모든   빛난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도와주는 선생님, 친구가 힘들면 도와주고 위로해주는 친구들  너무 좋다. 행복하다.’ 표현한 아이도 있었다. 가족, 선생님, 우리  친구들, 주변 사람들 모두 별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별이었다. ‘별로 만들  있는  모르는 문제가 있을  체크하는  모양, 별로 만들  있는   스탬프, 별로 만들  있는  많은 별로 반짝이는 별자리별로 만들  있는 것들을  아이도 있었다.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다.

이렇게 많은 별이 있지만 그 많은 별들 중 가장 빛나는 건 밤하늘에 있는 별이라 했다. 밤에 하늘을 보면 별이 보이는데 왜 아침에는 없을까? 물으며 아침에도 매일매일 꿈에서도 별이 있으면 좋겠단다.

우리에겐 이렇게나 많은 별이 빛나고 있었다.




밤하늘의 별


밤하늘을 바라본다

밤하늘에 혼자서

빛나는 별

고요한 밤에

항상 빛나는 별


별이 지고 해가 뜨면

별이 내 눈에 보이지 않아

다시 뜰 거야 하고 기다리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별을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어

항상 볼 수 있으면 좋겠어

밤하늘에 반짝반짝

별이 뜨네 별이 지네


365일 밤하늘을 지키고 있는 별

하늘을 지켜주어서 고마워

밤하늘 빛내주어서 고마워


너에게 말할게

밤하늘을 항상 빛내 달라고



별에게 비는 소원

 별을 보며 소원을 빌어본 적이 있는가? 가족, 일, 학업에 대한 소원을 빌어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오늘 아이들의 ‘별’에 대한 시를 읽으며 별이 더 좋아졌다. 고요한 밤에 항상 빛나는 별, 365일 밤하늘을 지키고 있는 별을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시 뜰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한없이 길게 느껴지고 별이 밤하늘을 항상 빛냈으면 좋겠는 마음이었다.

 

 별을 보며 조금만  강하게  오래 반짝이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날은 유난히 별이  보이는 날이었다. 정말  좋은 날이었다. 이날 반짝반짝 예쁘게 반짝이는 별을   눈으로 선명하게 오래오래 보고 싶었다. 어느덧 도시에서는 밤하늘의 별을 보기 힘든  현실이다. 도시는 빛으로 인한 방해인 광해 때문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도로를 비추는 가로등, 가게와 회사 건물들에서 늦은 밤까지 뿜어져 나오는   도시의 수많은 조명들을 생각해보면 그럴 법도 하다. 그래도  좋게  하나라도 보이는 날이 있으면 좋겠다. 별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자리를 빛내주면 좋겠다.

이런 내 소원을 별에 실어 보내본다.


밤하늘의 별, 너를 오래오래 볼 수 있다면


반짝이는 눈동자, 그 안에 별

 아이들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시를 쓰고 있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 오늘은 어떤 시를 쓸까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한 구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그 바람에 깨끗했던 종이가 구깃구깃해졌다. 고개를 들자 아이들의 눈이 별처럼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아이들의 눈 속에 가장 반짝이는 별이 있었구나.

나에게 가장 빛나는 별이다.

반짝이는 눈동자처럼 오늘 하루도 반짝반짝 빛나길





아직은 글쓰기가 낯설고 어렵지만,


이런 글 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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