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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꿈 Oct 27. 2022

변덕, 어느 장단에 맞출까?

현꿈의 글 '스무엿새'

    우리들의 글자국, 열일곱 번째




       나의 공간에 나의 글을 남깁니다.



변덕, 어느 장단에 맞출까?  

    

                                  현꿈   

  

어느 쪽에 장단을 맞출까?

오른쪽? 기덕 더러러러

왼쪽? 쿵 쿵 쿵 쿵

둘 다? 덩 덩 덩     


오늘은 이랬다

내일은 저럴 거야

     

이랬다저랬다

도대체 네 맘이 뭐야

나도 모르겠어     


변덕이 죽 끓듯 하다

잠잠해지면

그때를 노려야지     


이렇게 변덕쟁이인

나를

이해해줘서

고마워



 오늘은 흐림, 내일은 맑음. 여러분의 기분, 감정, 느낌은 어떤가요? 설레다, 즐겁다, 반갑다, 심심하다, 놀랍다, 부끄럽다, 슬프다. 오늘의 주제는 ‘기분’입니다. 오늘 나의 기분에 대해 써보아도 좋고 요즘 나의 기분에 대해 써도 좋습니다. 전에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었는지 써도 좋습니다. 내가 본 다른 사람의 기분을 표현해봐도 좋습니다. ‘기분’을 시로 마음껏 표현해봅시다.




빵은 변덕쟁이!


빵을 먹었더니 빵이 말했다.

“난 계란후라이 이불이 필요해!”

그래서 다른 빵을 꺼내

그 위에 계란 이불을 덮어줬다.


그랬더니 빵이

“난 달콤한 설탕 간식을 먹고 싶은데?”

그래서 난 설탕을 뿌려주었다!

이제 마지막이다.


빵이 또! 말했다.

“난 시원한 우유를 마시고 싶다구!”

하! 참 뻔뻔하다.

근데 나도 목 막혀서 마셨다.


그러니 빵이

“주스도! 물도! 번갈아 가며 다!”

이거 맞는 건가?


빵이 포장된 봉지를 보니

이름이

“변덕쟁이 빵”

이라 적혀있다...



변덕쟁이

 ‘기분’ 하면 내 기분만 떠올랐는데 이 아이는 사물의 기분을 시로 표현했다. 빵으로 이렇게나 재밌는 시를 썼다. 빵이 계란후라이 이불이 필요하다 해서 계란 이불을 덮어주었다. 달콤한 설탕 간식을 먹고 싶대서 설탕을 뿌려주었다. 그렇게 먹었을까? 아니, 빵이 또 말했다. 시원한 우유를 마시고 싶단다. 우유를 마셨다. 빵이 목구멍을 넘어가는 중이었나 보다. 이제 목을 통과해 내려가려... 아니, 주스도 물도 번갈아 가며 마셔달란다. 이게 맞는 건가? 포장 봉지를 보니 빵 이름이 “변덕쟁이 빵”이었다. 가히 변덕쟁이라 불릴 만하다. 이것도 저것도 원하는 게 많은 빵이었다. 이 시를 보고 있으니 진짜 빵이 사람이 된 듯하다.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역시 아이들의 눈은 새롭다. 남다르다. 물건이 말을 걸어오기도 하고 내가 말을 건네기도 한다. 아이에게 세상은 온통 감탄의 대상일 테다. 나도 저렇게 보일 때가 있었나? 아이들이 보는 세상을 나도 보고 싶다. 이렇게 시로나마 잠시 엿볼 수 있어 좋다. 감탄하는 동심이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기분이     


내 마음속엔 꼬마 한 명이 살고 있어요.

기분이에요.


기분이가 슬플 땐 맘이 우르르 쾅쾅 쏴아아

기쁠 땐 하늘이 쨍쨍.


가끔 변덕이 많아서

사람들이 나와 내 맘을 싫어해요.

날 미워하지 말아요. 날 싫어하지 말아요.


나도 어쩔 수 없는걸요.

내 마음속에 살고 있는 그 아이.

소심한 그 아이. 기분이 때문인걸요.  




기분     


사람은 모든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다.

슬픈 감정 기쁜 감정

화나는 감정 등등


슬픈 감정을 느낄 때는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처럼

 

기쁜 감정을 느낄 때는

행복한

새들처럼


화나는 감정을 느낄 때는

따사로운

아침 햇살처럼

  

항상 그랬듯이

나는 오늘도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

노래하는 새들

아침 따사로운 햇살

  

내 감정들.          




기분     


기: 기쁨은 좋다.

분: 분하고 화날 때 힘들다.     



감정? 기분? 

감정이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이다.
기분이란 “대상ㆍ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이다. 『표준국어대사전』


 감정에서 느낀 강렬한 느낌이 점차 기분으로 변한다. 감정과 기분은 다르지만, 감정이 기분이 되고 기분이 감정이 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사람의 감정이란 게 참 묘하다. 어렵다. 복잡하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왠지 더 알아보고 싶다. 궁금하다. 그래서 요즘 ‘인사이드 아웃’, ‘유미의 세포들’ 같이 감정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나 보다. 이 아이도 자기 마음속엔 꼬마 한 명이 살고 있다 했다. “기분이”란다. “기분이”가 슬플 땐 맘이 우르르 쾅쾅 쏴아아. 기쁠 땐 하늘이 쨍쨍하다. 가끔 변덕이 많아서 사람들이 나와 “기분이”를 싫어하기도 한다. 날 미워하지 말아요. 날 싫어하지 말아요. 애원했다. 내 마음속에 사는 그 아이. 소심한 그 아이. 기분이 때문인걸. 나도 어쩔 수 없는 거란다.     


 세포와 호르몬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게 인간이란 존재다. 갑자기 드는 이 감정은 뭘까? 어제부터 왜 이런 기분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감정의 비밀이 궁금하다. 과연 내 마음속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내 마음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감정이지만 어느 하나 빠짐없이 중요하다. 그때 필요한 감정이다. 기쁨뿐 아니라 슬픔, 소심, 까칠, 버럭까지 다 소중하다. 슬픔 없이 기쁨만 있다면 정말 행복할까?


 슬픈 감정이 있어야 기쁜 감정도 있는 게 아닐까? 날씨도 흐림 뒤 맑음이다. 눈도 오고 비도 와야 햇살 쨍쨍한 법이다. 여태까지 참아왔던 울분을 터뜨려야 속이 후련해지듯 때때로 슬픔이 필요하다. 힘들었던 순간들에 나도 모르게 쌓였던 우울, 짜증, 화가 눈물과 함께 씻겨 내려간다. 슬픔이 있으니 더 기쁠 수 있다. 그래도 이건 기억하자. 슬픔이 찾아온 뒤 내 마음을 잘 다독이고 극복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나는 때때로 슬프기도 화가 나기도 한다는 걸 인정하자. 모든 게 다 잘 될 거야! 매일 맞닥뜨리는 상황들에서도 행복을 찾으면 된다. 그럼 더 큰 힘을 얻는다.


 “슬픈 감정을 느낄 때는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처럼, 기쁜 감정을 느낄 때는 행복한 새들처럼, 화나는 감정을 느낄 때는 따사로운 아침 햇살처럼”

항상 그랬듯이 오늘도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슬픔, 기쁨, 화남을 이렇게 표현했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눈물이 떠오른다. 간신히 버티고 있던 내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든다. 행복하게 노래하는 새들처럼 기쁘고 따사로운 아침 햇살처럼 화가 나기도 한다. 쨍쨍 따가운 햇살에 타들어 가는 들판이 떠오른다. 눈 하나 뜨기 힘든 내가 있을 것 같다. 다 내 감정이다.


* 이 글에서는 감정과 기분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여 사용하였습니다.

  



기분 궁금증     


기분은 무엇일까?

매일 바뀌는 것일까?

매일 똑같은 것일까?

  

가끔은 똑같다.

가끔은 다르다.

   

기분이 좋았다, 좋았다.

기분이 좋았다, 싫었다.


매일 바뀌는 사람

매일 똑같은 사람

무엇이 다를까?

  

기분은 어떻게 해야 바뀌지?

노래 듣기, 놀기, 잠자기?

무엇을 해야 하지?




기분     


기분이 오락가락

나 지금 기분이 좋아

나 지금 기분이 나빠

나 지금 기분이 슬퍼

나 지금 기분이 힘들어

나 지금 기분이 우울해




기분


나는 놀러갈 때

기분이 좋다

놀러간다고 말해도

기분이 좋다


놀 때

너무 좋다



내 기분을 들여다봐

 내 기분을 살펴봐야 한다. 내 기분은 어떨까? 지금 내 감정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좋다. 나쁘다. 슬프다. 힘들다. 우울하다. 많기도 하다. 기분은 매일 바뀌는 걸까? 가끔은 똑같고 가끔은 다르다. 기분은 좋았다, 싫었다 한다. 기분은 어떻게 해야 바뀌지? 무엇을 해야 하지?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하겠다. 항상 기분이 좋을 수는 없지만, 나만의 기분 전환법을 하나쯤 알아둬야겠다. 누구에게나 힐링은 필요하니. 언제든 필요할 때 꺼내 숨 쉴 수 있게.     


이럴 때 좋아

 요즘 나는 기분이 좋다. 집에서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기 때문이다. 엄마는 최고의 요리사. 요리하는 엄마의 모습까지 행복해 보인다. 물론 음식도 맛있었겠지만,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주시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 좋았을 거다. 식탁에 앉아 엄마가 요리하는 뒷모습 보고 있으면 행복하다. 엄마도 맛있게 음식을 먹는 아들을 보며 기분이 좋아지겠는걸. 맛있는 음식만큼 거뜬히 기분을 좋게 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 달콤한 케이크 한입 베어 물면 혀가 사르르 녹듯 내 기분도 사르르 녹는다. 삐죽 나왔던 입이, 토라졌던 마음이, 축 처졌던 어깨가 돌아온다. 엔돌핀이 도는 것 같다. 음식으로 우리는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 역시 맛있는 건 언제나 정답이다. 확실한 행복이다.     


 놀러 갈 때 좋다. 놀러 간다는 말만 들어도 기분 좋다. 노는 게 제일 좋은 아이들이다. 사실 아이든 어른이든 노는 건 좋다. 힘차게 뛰어놀며 크고 환하게 웃는 아이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번 주말에 태권도 대회를 다녀온 이야기를 쓴 아이도 있었다. 은메달이라는 기분 좋은 결과까지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다. 은메달이 조금은 아쉽다고 했지만 그래도 행복한 하루였다니 좋다. 월요일 아침 등교하자마자 내 옆을 쫄쫄 따라다니며 주말에 대회 다녀온 이야기를 신나게 한 아이다. 내일 꼭 메달을 가져온다고 했는데 잊지 않고 집에 있는 메달을 전부 다 챙겨 왔다. 지금껏 받은 메달을 기쁘게 자랑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아이들도 구경하고 목에도 걸어보며 즐거워 보였다. 열심히 연습한 만큼 과정도 결과도 아름다웠다. 태권도가 그렇게 좋나 보다. 내가 좋아하는 걸 열심히 연습하고 또 잘 해내고 보람찬 하루였을 거다.



이런저런 기분

 내 기분은 여러 가지다. 기쁨, 슬픔, 분노, 떨림. 더 많은 기분이 있다. 시에 그린 다양한 표정처럼 우리는 여러 기분을 느낀다. 아이들은 어떤 기분을 표현했을까?


“시를 쓰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시를 쓰며 마음이 잔잔해졌나 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으면 두근두근 두근두근. 선물을 열면 좋은 선물이 나옵니다. 콩닥콩닥 콩닥콩닥. 크리스마스에 좋은 선물을 받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벌써 기대하고 있다. 두근두근, 콩닥콩닥 심장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엇! 포켓몬 빵이닷! 마침 1,500원이 있어서 바로 샀다. 와! 뮤츠랑 뮤가 둘 다 나왔다! 참 기분 좋다.”

기분 좋은 상상이다.

“나는 얻고 친구는 더 얻었다. 나는 화났다. 내가 손해 봤다.”

“자고 일어나서 편의점에 갔다. 포켓몬 빵이 1개 있다. 포켓몬 빵을 깠다. 까악 까악. 쓰레기통에 버리자.”

까마귀 소리가 귀엽다. 원하던 스티커가 아닌가?

“아침이나 저녁에도 포켓몬빵 탐정. 없으면 그냥 나가고, 있으면 날뛰고.”

포켓몬에 진심인 아이들이 참 많다.

포켓몬빵 띠부실, 아이돌 앨범 포토 카드 열어볼 때의 기분을 시로 표현했다.

“오늘은 주말이다. 그냥 앉아 있다. 그럴 때마다 심심하다...”

역시 학교에 오면 심심하지 않아 좋지?

“목요일에 있을 교육과정 발표회에서는 어떤 감정이 들까?”

잘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는 아이다. 충분히 잘할 텐데 말이다. 걱정은 덜고 자신감은 두둑이 가졌으면 좋겠다.


 우당탕탕 쿠키 만들 때의 기분을 시로 쓰기도 했다. 게임할 때 행복하다는 아이, 놀 때 기분이 즐겁고 어떨 때는 잘 모른다는 아이, 학교에서 신나게 춤추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타가 왔다는 아이도 있었다.


 모두의 이런저런 기분이 담겼다. 기분에 대한 시를 쓰며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나를 살펴볼  있었다. 인생은 희로애락으로 이뤄진다고 하는데,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모두 필요하다. 화가 나면 아이들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거세게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화남 자기가 원하는 것이 충족되지 않을  생기는 강한 감정이라고 한다. 강한 감정을 다루기 위해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야 한다. 시를 쓰며 아이들이  마음    들여다보고  마음에 솔직해지길 바란다.  감정을 알고 표현할  알고 다스릴 줄도 알았으면 한다.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  그런 감정이 생겼을까? 상황과 맥락이 있다.  그랬는지  상황과 그때 느낀 감정을 물어봐 주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랬을까?”

“지금은 어때?”




아직은 글쓰기가 낯설고 어렵지만,


이런 글 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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