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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NY JD Apr 08. 2023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언어에도 온도가 있다!

똑같은 말 한마디인데도 누가, 어디서, 어떤 강도로 말하느냐에 따라 그 울림은 엄청나게 다른 걸 우리는 항상 느끼며 산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되고, 아름다운 말을 하면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법!


친절한 말을 하면 모두 친절한 이웃이 되고, 반대로 거친 말을 하면 거북한 관계가 되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부정적인 말을 하면 실패만 되풀이하게 되는 경우를 많아 보아 오기도 했다.


말 한마디에 우리는 기대치가 달라짐을 인지하면서 살 필요가 크다.


오죽하면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도 있을까?


예의 바르게 겸손하게 행하는 말은 항상 존경받는다.


우리네 삶이 영롱한 아침이슬처럼 맑고 투명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말을 아끼고 조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걸 최근 들어 새삼 느낀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보다는 보듬고 북돋아주고 이해해 주려는 말이 많은 세상, 사회야 말로 우리가 삶의 원동력을 느끼면서 사는 바람직한 사회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현실 속에서는 따뜻한 말 건네는 게 야박한 것일까?


그런 점에서 이기주작가의 ‘언어의 온도 ’라는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과에 대한 글이 유독 인상 깊다.


“‘사과’의 사謝(사례할 사)에는 본래 '면하다' 혹은 '끝내다'라는 의미가 있다.


과過(지날 과)는 지난 과오다.


지난 일을 끝내고 사태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행위가 바로 사과인 것이다.(P54)”


사과라는 단어가 가진 참뜻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사과가 뭘까? 도대체 그게 뭐기에 나이가 들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


우린 왜 '미안해'라는 말을 먼저 꺼내는 사람을 승자가 아닌 패자로 간주하는 걸까?(P52)”


이 대목 또한 가슴에 와 닿는다.


실수! 잘못을 했다면 인정이 왜 그리도 어려운 건지…


“말의 온도.


퉁명스러운 한마디가.

마음을 닫게 하고.


공격적인 한마디가.

적대감을 만듭니다.


상냥한 한마디가.

따스한 정을 주고.


걱정스러운 한마디가

마음에 향기를 만듭니다.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가 누군가의 인생을 흔들고.


용기 주는 한마디가.

삶의 전환점을 만듭니다.


말은 인격을 나타내며 사람을 돋보이게도 하고, 추락하게도 합니다.


신중한 한마디.

가슴에 남는 한마디는 필수 비타민입니다. “


시인, 수필가, 소설가 조미하 작가의 이 시 한 편 역시, 말에 대한 중요성 등등 모든 걸 집약시켜주고 있다.


말 수가 많고, 적음도 중요한 변수다.


말 수가 적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마음을 활짝 열어 보이고 싶어지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싶다.


생각이 떠오른다고 해서 불쑥 말해 버리면 남는 게 없어진다.


커피가 여과지에서 걸러지듯이, 말도 내면의 여과지를 거쳐 정제된 말로 거듭나는 습관을 기르자!


또 생각을 다 말해 버리면 울림이 없다.


울림이 없다는 의미는 무게감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게감이 없는 언어는 메아리가 없다. 이 또한 마음에 새기자.  


때에 따라서는 침묵을 지킬 줄 아는 사람만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음도 간과하지 말자.


비 오는 날 연못에 펼쳐진 연잎을 보면서 과유불급의 진리를 터득한 적이 있다.


연잎은 일정량의 빗물이 고이면 자동적으로 그 무게를 지워버리곤 하는 것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욕심대로 빗물을 다 받아내면 잎이 찢기거나 더 나아가 줄기가 꺾일 수도 있을 것을 알아서 인지, 연잎은 빗물을 일렁이다가 도르르 하면서 물의 하중을 연못으로 비워내고 마는 것을 본 것이다.


말도 이와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다.


자신이 감당할 범위 내의 말만 하고 사는 습성을 기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말 또한 과유불급의 잣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느껴 본 소중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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