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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NY JD Dec 21. 2022

라거 비어가 대체 뭐여? 에일은 또 뭐고…

맥주 양대 산맥 기행

맥주의 양대 산맥 하면  ‘에일(Ale)’과 ‘라거(Lager)’로 대별된다.


지식백과에 따르면 Ale(에일) 맥주는 상면(上面) 발효방식으로 제조한 맥주를 말한다.


다소 이해가 안간다. 뜻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별 거 아니다.


발효 중 표면에 떠오르는 효모, 일명 ‘상면 효모’를 사용해 18~25의 고온에서 발효시킨 맥주를 지칭한다.


라거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색깔과 맛, 향이 라거에 비해 진한 편이다.


에일맥주는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맥주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포터, 아일랜드의 기네스와 스타우트, 벨기에의 호가든, 독일의 바이스비어ㆍ쾰쉬 등이 대표 맥주 브랜드다.


이에 반해 라거는 투명한 황금빛과 가볍고 밋밋한 향, 강한 탄산감이 특징이다.


라거는 독일의 '저장고'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하면 발효 방식이다.


하면 발효란 보리를 맥주로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발효 기법으로 효모가 표면에 뜨지 않고 가라앉은 상태에서 발효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에일에 쓰이는 효모와 종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상면이냐 하면이냐는 효모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라거는 주로 저온에서 발효된다.


이를 위해 온도가 일정하게 낮은 냉장시설을 갖춘 저장고가 필요하다.


이 저장고에 나무통을 넣고 맥주를 발효시키는 것 에서 ‘라거’(저장고)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라거의 효모가 갖는 중요한 차이점은 낮은 온도에서 아래로 가라앉는다는 특성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활발히 발효한다는 점이다.


에일이 가볍고 복잡한 향이 나며 탄산이 적은 것에 비해, 라거는 약간의 보리향과 첨가되는 홉의 향을 제외하면, 거의 향이 없다.


대신 가벼운 바디감과 강한 탄산감으로 청량감이 매우 빼어나며, 이 시원하고 깔끔함이 현대인의 취향에 어울려 최근에는 전 세계 맥주 소비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페일 에일 맥주 중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맥주가 있다.


인디아 페일 에일(IPA)이다.


인디아가 들어가 인디아에서 만들어진 맥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옛날에 영국에서 인디아로 보내진 맥주라서 부쳐진 이름이다.


한국인들이 해외생활을 하면 소주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당시 인디아에 진출한 영국인들은 본국에서 마시던 맥주인 페일 에일맛이 그리운 나머지, 향수병 마저 생기게 되었고, 영국의 양조장들은 페일 에일을 생산하여 배편으로 인디아로 수송했다. 그러나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하기가 일쑤였다.

 

19세기 초는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기 전이라 영국에서 인디아를 가려면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가야 했다.


적도를 두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지나치는 뜨거운 아프리카의 기후 때문에 서늘한 기후에 보관해도 시원찮은 페일 에일 맥주는 상하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영국의 양조 가문, 호그슨(Hodgson) 패밀리가 비법을 개발했다.


맥주 원료인 홉(Hop)을 다량으로 첨가하면 페일 에일이 방부효과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내어, 맥주를 인디아 까지 상하지 않은 채로 도달시키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인디아로 보내진 맥주여서 '인디아 페일 에일'이라 불리게 됐다.


Hodgson 패밀리의 IPA 맥주는   다른 영국의 양조가들에게도 전수되어,  대량의 IPA가 당시 생산됐다고 한다.


그러나 Hodgson 양조가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파산했다.


그 후,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었어도, 또 인디아가 독립하여 영국에서 떨어져 나갔어도, IPA는 건승했다.


현재까지도 IPA는 인기짱이다.


적도를 지나다 보니 도수를 높인 것도 인기 짱의 한 원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적도를 지나치면서 상하기 직전까지의 발효 과정이 맥주 맛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라는 역사학자들의 견해가 더욱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전 세계 한인 사회에서 소주는 한국의 가격에 비해 많게는 10-20 배 비싸다. 그래도 마신다. ‘향수’ 때문이다.


영국사람들이 당시, 객지인 인디아에서 고국 영국의 맥주 맛을 그리워한 것도 현재 우리네 지구촌 교민 사회에서 소주를 그리워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IPA 맥주의 탄생, 그 배경이 상상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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