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오니 시원한데 저녁에 뭐 할 거니? "
아침부터 비 오는 날 저녁에 뭐 할지 묻는 전화가 왔다. 아마두 이미 어디 갈지 다 정해 놓고 거의 통보식으로 오는 전화다.
그래도 오랜만에 비가 내리리 아침부터 마음이 촉촉하고 커피 한잔 하며 하루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저녁시간이 정해지니 나름 편했다.
하루 일을 다 마치지도 않았는데 저녁에 어디 갈지도 모르면서 그저 기분이 들뜨고 좋았다.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걸려 올 것 같은 전화를 은근히 기대한다. 먼저 전화를 할 수도 있지만 일단 그럴싸한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이 먼저 전화를 한다.
20년 된 전집에 가자!!!
" 시내 뒷골목에 20년 된 전집이 있는데 문자로 위치 보낼게 거기서 만나자!!! "
역시나 오후가 되자 위치를 알리는 전화가 한번 더 온다. 도대체 이런 가게는 어디서 알고 간다는 것인지 신기하기만 하다.
비가 오니까 다들 어디를 가는지 차가 막혀서 약속 시간에 조금 늦었다. 더군다나 가야 할 전집 앞에는 주차할 곳이 없어서 두 바퀴 더 돌고 주차할 수 있었다.
비가 와서 얼른 뛰어가 전집 처마 밑에 숨었다.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은 건물이다. 20년 됐으면 오래되긴 했다. 긴 세월 동안 다사다난 했을 터인데 한자리에서 계속 장사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전집에 들어가자마자 해물파전을 시켰다. 얇고 크게 부쳐진 전이 나왔는데 비 오는 날이라 그런지 꿀맛이었다. 역시나 오길 잘한 것 같다.
전집은 많은 사람들이 오간 흔적이 역력했다. 전통찻집 분위기로 꾸며진 공간의 벽에 손님들의 무수한 흔적이 있었다. 낙서 중에 제일 빨라 보이는 년도가 '? ♡? 2007년 '이었다.
아침에 즐거운 전화 한 통 덕분에 나름 재미있는 공간에서 막걸리 먹으니 비 오는 날 흥이 더해 졌다.
가운데 계란이 있는 해물파전과 삼단 막걸리 사이다
윤기가 흐르는 제육볶음
사진 속 식당은요?
목포 하당 골목에서 약 20년 동안 운영하는 전집이다.
가게 내부에 지나간 손님들의 손글씨가 가득하다.
해물파전이 1만원으로 퇴근할 때 막걸리 한 병해도 부담이 없을 곳이다.
공자왈 맹자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