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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에 대하여1

by 톰슨가젤

-친애하는 톰슨가젤님에게-

안녕하십니까? 음... 저는 톰슨가젤님의 글들을 읽고 뭐랄까 당신은 아주 연약한 사람이지만 올곧고 ,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사람은 생활력이 없겠구나 현실은 아주 힘들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대리기사로써 물론 한때는 나름 조금의 사업을 일의 켜 번창한 시절도 있고, 다행히 탐욕과 아집에 눈멀지 않아 사업을 적당한 시기에 정리하고 마무리하고 쉬는 동안 대리운전을 하게 되었죠.

톰슨가젤님의 글을 읽고 있다 보면 뭐랄까 조금은 지켜주고 싶다랄까 그런 감정이 들었습니다. 아.. 이 사람은 조금 예술적 재능이 있는데 배움이 없거나 기회가 없거나 그렇겠구나 이건 조금 아까운 재능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죠 제가 그런 걸 조금 보는 눈이 있는 이유는 사업가적 기질 때문이랄까요. 돈이 된다면야 저 같은 사람들은 눈이 번뜩이는 거랄까요 그래서 말씀입니다 저는 가젤님이 글을 쓰는 동안 아마 제 생각에는 정식 출간되는 글을 쓰려면 작가수업이랄까요 그런 게 필요할듯해 보입니다. 기술적인 면이라고 봐야겠죠 예술적 감성은 풍부하나 그걸 또 독자들이 원하는 장면으로 풀어내려면 기술적인 면도 상당히 중요하니까요 이런 것은 사업을 해본 사람만이 조율할 수 있다라고나 할까요


즉 거두절미하고 제가 작가수업하는 동안 생활을 책임지겠다는 말입니다. 월 200 정도를 후원하고 당신은 글을 쓰기만 하십시오. 대신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그러면 저도 지원을 철회할 것이고요 물론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습니까? 당신이 정식 작가가 되고 그런 다음에 제가 투자한 비용의 원금이라도 주신다면 저는 그것으로 제 기쁨이 클 것 같습니다 혹은 그것이 안되더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저는 지금 한 투자가로서 다듬지 않은 원석을 바라보고 하는 말이니까요 즉 저는 당신에게 투자할 용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충분히 생각해 보시고 당신이 무언가 쓸게 남아있고 쓸 것이 있고 그걸 보여줄 수 있다면, 답장을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답변은 전화로 주시거나 메일이나 쪽지로 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가급적 전화로 주시면 더 좋을 것 같고요-

카페의 쪽지함에 이상한 쪽지가 와 있다. 나에게 투자를 한다니 내가 쓰는 글에 투자를 하겠다니 정신이 나간 게 아닐까? 이 사람은 글이란 걸 읽어보기나 한 걸까 책은 어떻게 돈으로 교환되는지는 알기나 하는 걸까?. 물론 나도 그건 잘 모르지... 이건 대체 뭘까? 달콤한 것은 항상 쉽게 녹던데... 사양해야겠지 세상에 이런 경우는 없거든 물론 조금 출판사나 작가세계에 알랑거리다가 눈먼 자의 눈에 잠깐 뜨이거나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건 조금 말이 안 되는 거지 가장 고독할 때, 가장 침묵들만이 발기할 때, 하필 이런 유혹이라니 이 사람은 분명 입꼬리가 광대뼈를 건드리고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겠지? 나는 의심의 눈초리를 모두 치켜세우다가는 순수한 믿음이란 단어에 흔들린다.

얼마나 어리석은 자들이 알량한 잔머리로 순수한 의도를 외면하고, 버려졌던가 얼마나 많은 사업들이 서로의 믿음으로 키워졌던가 그 외국의 기업들은 죄다 가운데가 무슨무슨 앤드 무슨무슨으로 기업명이 지어졌던가. 빗소리가 마치 답변을 재촉하듯 창문을 두드린다. 아 이건 정말 뭘까~~.. 전화를 걸어 볼까? 뭐라 말하지 그렇지 처음 할 말은 이미 정해져 있지 " 아 저 카페에서 쪽지를 받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운을 띄우면, 그래 네가 나한테 돈을 준다고 했으니 이렇게 연락을 해본 거야? 그런 의미라 너무 노골적이겠지.. 이건 테스트다 작가적인 테스트야 얼마나 사심 없이 순수함을 받아들인다는 표현을 보고 싶은 거겠지? 아마 여기서 내가 어떻게 운을 띄우느냐에 따라 아마 상대는 "땡 ~! 정말 실망인걸요 이렇게 세속적인 줄을 몰랐습니다. 아직 실력도 영글지 않은 사람이 돈부터 밝히다니 투자는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올지도 몰라..

아 어떻게 운을 띄운다 아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운을 띄우다니 벌써 어떻게든 그럴싸하게 포장을 해서, 눈먼 상대에게 수면안대를 한번 더 씌워 잠재우겠다는 건가 너의 머릿속에 그걸 만지작만지작 거리는 걸 보니, 그 너의 품이 닿지 않은 돈이 탐나는 게로구나. 나는 초저녁부터 책을 조금 보다가 막걸리를 마시고 잠시 공상에 젖어 있다가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읽고는 작가는 상상력 빼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절감을 하고는 상상한 것을 무조건 쓰기로, 그 생각에 갑자기 미친 듯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는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 보았다. 이렇게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나 한테 투자를 한다는 그 사람은 대체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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