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다시, 고치고 또 고친다

언젠가 환하게 피어날 그날을 믿으며

by 도토리 Dot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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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모두
조금 늦게 피어나는 꽃일지도 모릅니다.


마음도 다했고,
할 만큼 했는데도
빛이 더딘 날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세상은
조금 불공평하게 보입니다.
“왜 아직 빛을 못 보는 걸까?”
“왜 나만 제자리인 것 같을까?”


가끔은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정작 나 자신에 대한 답은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주변을 보면
다들 제자리를 잘 찾아가고,
성공의 열매를 하나씩 거두는 것 같은데,
유독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죠.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 말이 오늘의 나를
온전히 위로해 주지는 못할 때가 있습니다.


결과를 모른 채 하는 하루하루의 선택,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아직 전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으니까요.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도
우리는 묵묵히 걸음을 옮깁니다.

작은 발자국들이 모여
마침내 하나의 길이 되고,
그 길은 언젠가
내가 꿈꾸던 자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주저앉지 않고,
그저 오늘의 나를 다해,

계속 나아가는 걸음으로.




<작가의 서랍>


토리의 이야기 시즌 2를 마무리 중입니다.
작업을 하면서 몇 번을 멈추고 또 멈췄는지,
이제는 세는 것도 무의미해졌습니다.


원하는 대로 작업이 풀리지 않아
시나리오를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이야기의 결은 더 좋아진 것 같다가도
다시 읽어보면 뭔가 빠진 것 같고,
한 장면을 붙잡고 한참을 머무르다 보면
하루가 훌쩍 사라집니다.


누구는 저를 두고
“감각 있다”, “센스 있다” 말해주지만,
그건 어쩌면 주변에서 건네는 격려일 겁니다.
정작 책을 펼칠 독자들이

어떻게 느낄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 불안합니다.
내가 잘 가고 있는 건지,
아니면 스스로만 괜찮다고 착각하는 건지.

그럼에도 다시 고쳐봅니다.

토리의 이야기가 가진 온기를,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아직은 작은 걸음이고,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이 길 위의 모든 시간이
언젠가 가장 환한 빛을 발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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