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지고 싶다, 재치와 센스.

생각이 많은 사람은 재치스러울 수 없다.

by 도토리 Dot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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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라고는 하나도 없는 나는,
순간마다 반짝이는 재치로 웃음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 부럽습니다.


그들은 짧은 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바꾸고,
재치 있는 농담 하나로 무거운 공기를 풀어냅니다.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있어도
나는 늘 웃는 쪽이지,
웃음을 만들어내는 쪽은 아니었습니다.


“나도 조금만 더 센스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생각이 많은 나에겐

그 센스마저 조심스럽고

망설일 때가 정말 많습니다.


모든 상황을 진지하게 대하고
말 한마디에도 망설이는 나는,
때로는 답답한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분위기를 가볍게 만드는 대신
나는 묵묵히 들어주고,
상대의 말을 오래 곱씹으며 마음에 담습니다.


그래서 순간의 웃음을 주진 못하지만,
나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이
“네 말이 오래 남았어”라고 해줄 때가 있습니다.


반짝이는 재치가 없더라도,
나의 진지함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작가의 서랍>

저는 진지한 사람입니다.

유쾌함을 꿈꾸지만

저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능력이지요.


그래서 일까요.

순간을 환하게 만드는 재치와 센스를

가진 신랑에게 끌렸습니다.

그는 분위기를 가볍게 바꾸고,

웃음을 만들어내는 사람이었고,

저는 그 옆에서 웃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지인들과의 톡방에서도

저는 대개 웃음으로 답합니다.

누군가 던지는 유머에 즐겁게 반응하지만,

즉석에서 재치 있게 맞받아치는 건 제 몫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재미없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주지 못하는 대신,
또 다른 누군가에겐 가장 편안한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


반짝이는 재치가 없어도,
진지함 속에서 편안함을 주는 나만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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