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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벨이 울린다.

건강을 위해 걷는다.

by 이연화

전화벨이 울린다.

고향집에 다녀온 후로 아침마다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9시에 울리는 전화벨!

아이들 챙기고 등교하는 시간이 지나는 시간이다. 이 또한 엄마의 배려가 담겨있다.

불면증 약을 저녁 7시에 먹어야 하고 10시면 잠을 자라고 의사 선생님이 권유했지만 배움의 즐거움이 크다 보니 요즘은 11시에 약을 먹고 12시에 잠이 든다.

아침형 인간도 아닌 올빼미인간임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하루 종일 비몽사몽 시달려야 했다.

엄마의 전화벨은 나를 일어나게 만든다. 7시에 일어나 식구들 아침을 간단히 채려 주고 베란다에 앉아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준비를 한다. 그럼에도 엄마는 용케도 알아챈다.

전화벨이 울렸다.

"엄니~~"


"이잉, 작가님! 아침은 먹었냐?"

"하하하. 작가님은 간단히 먹었어. 엄마는?

"벌써 먹었지. 간단히 먹어서 쓰간. 잘 챙겨 먹어야지."

"몸은 어뗘?"

"이잉.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왔다가느라 힘들어서 병나면 어쩌나 싶다. 아프지 말아야 허는 디."

"막내딸 얼굴 봐서 좋긴 한데."

"자주 내려갈게. 엄니랑 아버지 보러"

"아프지 말어. 글 쓸라면 건강해야지."

"알겠어. 엄니! 엄니도 아프지 말고."

"그려! 얼른할 일햐."

"이잉. 엄마! 사랑해~~"

"그려! 엄마도 사랑혀."

엄마와의 통화를 마치고 다 식은 커피를 마셨다.

식은 커피지만 맛이 있었다.

화단 위에 우뚝 서있는 소나무와 참나무에서

새들이 지저귀었다. 짹짹 짹짹! 찍 찍 찍 짝!

찌어 찌어! 삑삑 빅 삑삑!

어찌 저리도 수다스러운지 그 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기로 집안 청소를 한 후 산책 나갈 준비를 했다. 비상약과 생수 한 병을 가방에 넣고,

메모지와 펜, 책 한 권도 넣어 집을 나섰다.

'건강해지자. 아프지 말자.'

허리를 쭈욱 펴고, 아랫배에 살짝 힘을 주며 걸었다.

길가의 들꽃들과 풀들이 응원해 주는 기분이 들었다.


가벼운 발걸음처럼 엄마의 걱정도 가벼워지면 좋겠다.

항상 걱정만 끼치는 막내딸이지만 대견하다고 응원해 주는 엄마, 아빠가 오랫동안 함께 살아갈 수 있길 바라본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오늘도 걷는다.


#엄마 #걱정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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