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꿈꾸던 여행의 첫 장, 현실감 넘치게 시작되다》
10박 12일.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떠나기로 했다.
큰 여행가방 하나,
아이들 짐은 최대한 줄여 작은 캐리어 하나씩.
가볍게, 단순하게,
그게 이번 여행의 컨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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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출발 전날까지도 업무에 치여 정신이 없었고,
결국 여행 준비는 거의 내 몫이 되었다.
그런데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여권을 챙기고, 항공권을 인쇄하고,
여행 책자 사이에
체코의 풍경을 상상하는 순간마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마치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되려는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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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날, 회사 동료가 농담처럼 말했다.
“비행기 타면 신발 벗어야 하는 거 알지?”
웃으며 넘겼던 그 말.
그런데 그게
진짜 우리 가족에게 일어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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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아이들이 좌석에 앉자마자
신발을 쓱— 벗는 모습을 보고
나와 남편은 동시에 외쳤다.
“야, 여기 집 아니야!”
아들은 멋쩍게 웃었다.
“비행기 오래 타는 거니까 편하게 타야죠!”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아,
이 여행은
벌써부터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위대한 유산> <더시시비비-12> <AR2TI-12>
—ing 리디아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