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동유럽 체코, 꿈꾸던 마음의 지도 위에서》
해외 배낭여행이 한창 유행이던 시절,
나도 마음속에 작은 깃발을 꽂아두었다.
‘언젠가… 꼭 체코에 가보고 싶다.’
그 동경의 시작은,
책 한 권에서 비롯되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의 문장들은
어딘가 나를 낯선 세계로 이끌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
사랑과 이별,
지독히 아름답고도 쓸쓸한 프라하의 거리.
책을 덮고도 한참,
그 도시가 머릿속에 남아 떠나질 않았다.
“나는 언젠가 그곳을 꼭 걸을 거야.”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끌렸다. 그냥.
그 시절,
누구는 호주 유학을 준비했고
어떤 친구는 교환학생을 떠났다.
누군가는 취업 준비로 바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연애와 현실 사이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나 역시,
한 번의 취업 시험에 합격하며
운 좋게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입사 동기들과 함께
“이제 어른이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던 시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두렵기보단, 설렜다.
모두가 제각기
‘홀로서기’라는 출발선에 서 있었던 그때,
나의 머릿속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프라하의 골목이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