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마흔에 다시 꺼낸 여행의 꿈, 체코》
시간은 흘렀다.
스무 살의 내가 가슴속에 조용히 접어두었던
동유럽, 체코.
그 이름이 다시 떠오른 건
마흔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삶이란 게 그렇다.
감정도, 꿈도
당장 써버리기엔 아까운 것들이 있다.
그 시절 품었던 간절함이
시간이 지나고도 낡지 않은 채
내 마음의 한쪽을 조용히 두드렸다.
⸻
회사 업무에 눌리고
하루하루 반복되는 생활 속,
나는 어느새
서점에서 여행책을 고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점심시간,
커피 한 잔과 함께 펼친 책 속의 풍경들.
고요한 골목, 붉은 지붕의 프라하,
블타바강 너머로 비치는 따뜻한 석양.
책장을 넘기다 말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 이제는 정말 가보자.”
⸻
무작정 티켓부터 예약했다.
휴가 일정, 가족 스케줄, 아이들의 체험학습 신청서…
모든 걸 퍼즐처럼 맞춰가며
하나하나 준비해갔다.
낯선 도시를 마주할 상상에
가슴이 뛴다.
한때는 혼자 가리라 꿈꿨던 여행지였지만,
이젠
가족과 함께 걷기로 했다.
⸻
첫 해외여행,
그것도 체코.
마음이 설렜다.
마치,
잊고 있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