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꿈꾸던 동유럽 체코에서

2장 《마흔에 다시 꺼낸 여행의 꿈, 체코》

by 리디아 MJ


시간은 흘렀다.

스무 살의 내가 가슴속에 조용히 접어두었던

동유럽, 체코.


그 이름이 다시 떠오른 건

마흔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삶이란 게 그렇다.

감정도, 꿈도

당장 써버리기엔 아까운 것들이 있다.

그 시절 품었던 간절함이

시간이 지나고도 낡지 않은 채

내 마음의 한쪽을 조용히 두드렸다.



회사 업무에 눌리고

하루하루 반복되는 생활 속,

나는 어느새

서점에서 여행책을 고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점심시간,

커피 한 잔과 함께 펼친 책 속의 풍경들.

고요한 골목, 붉은 지붕의 프라하,

블타바강 너머로 비치는 따뜻한 석양.

책장을 넘기다 말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 이제는 정말 가보자.”



무작정 티켓부터 예약했다.

휴가 일정, 가족 스케줄, 아이들의 체험학습 신청서…

모든 걸 퍼즐처럼 맞춰가며

하나하나 준비해갔다.


낯선 도시를 마주할 상상에

가슴이 뛴다.

한때는 혼자 가리라 꿈꿨던 여행지였지만,

이젠

가족과 함께 걷기로 했다.



첫 해외여행,

그것도 체코.


마음이 설렜다.

마치,

잊고 있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keyword
이전 01화꿈꾸던 동유럽 체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