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별빛의 여운, 삶에 스며들다
여행이 끝났다는 건,
짐을 푼 그날 저녁에야
진짜로 느껴졌다.
익숙한 커튼 사이로
익숙한 바람이 불어오고,
창밖의 풍경도,
시계의 리듬도,
모든 게 돌아왔지만
내 마음속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할슈타트에서 본 호수와
밤하늘의 별빛은
이제 사진 속이 아니라
나의 기억 속에서 조용히 빛난다.
아이들과 웃으며 나눴던
젤라토 한 입,
손목시계처럼 내 마음에 차 있다.
언제든 다시 꺼내볼 수 있도록.
여행이 특별했던 건,
장소 때문만은 아니었다.
함께 걸어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삶도,
이렇게 잠시 멈추어
별을 올려다보는 시간들이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우리 가족이,
그 여름밤의 할슈타트처럼
서로에게 잔잔한 호수이자
은은한 별빛이 되어주기를.
그래서 나는,
여행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그날의 여운을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