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돌아가는 길, 마음 한 조각 남기고
할슈타트의 아침은
늘 그렇듯 고요했다.
호수는 잔잔했고
산은 말없이 우리를 배웅했다.
출발 전,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창밖을 바라본다.
어제 봤던 그 별,
오늘도 어디선가 숨어 있겠지.
가방을 싸면서
작은 조각들이 떨어진다.
젤라토의 단맛,
소금광산의 슬라이드,
그리고 배 위에서 흔들리던 웃음소리.
떠나는 발걸음은
늘 조용하다.
한 발 한 발—
누구도 먼저 말하지 않지만,
우리 모두 아는 마음.
‘조금만 더…’
머물고 싶은 그 마음.
기차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따라
이제는 마음이 흘러간다.
내가 남긴 건
사진 몇 장이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며 웃던 순간들.
이제 돌아간다.
그러나,
그날의 하늘과 물빛은
그대로 마음속에 남는다.
여행은 끝나지만—
기억은,
가끔 별처럼 다시 반짝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