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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호수, 할슈타트를 걷다

by 리디아 MJ

6화. 젤라또 한 스푼, 그리고 웃음


성모승천 성당의 계단을

숨을 고르며 오를 때,

누구 하나 투덜대지 않았다.

그만큼 그 풍경이

말없이 등을 밀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을 남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종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작은 가게에서 젤라또를 골랐다.

피스타치오, 라즈베리,

다크초콜릿, 민트초코…


“엄마, 한 입만!”

“어디 한 입이야? 반을 먹었네!”


젤라또 하나로

우리는 서로의 입가에

작은 웃음을 나누었고

낯선 여행자들과도

몇 마디 농담을 섞었다.


바람이 머리카락을 건드리고

하늘은 계속해서

할슈타트를 엽서처럼 만들어 주었다.


“저기서 단체사진 찍자!”

가장 젊은 누군가의 외침에

우리는 계단을 중심으로 줄을 섰다.


가이드가 말해줬다.

“이 풍경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엽서에 인쇄된 장면이에요.”


정말 그랬다.

산과 호수, 작은 지붕들,

성당의 첨탑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기억’처럼

조화롭게 놓여 있었다.


“우리 가족 엽서 한 장 완성했네.”

남편의 말에

우리는 나란히 웃었다.


그 순간,

모든 고생이

젤라또처럼 달콤하게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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