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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과 심장사이

〈열세 번째 장 – 계단을 오르며 생각한 것〉

by 리디아 MJ


계단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한 발, 또 한 발,

심장이 계단의 수를 세고 있었다.


설계된 몸이라면

이쯤에서 멈추라고,

수치가 말했을 것이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근육이 타오르듯 뻐근해지는 순간,

그 수치는 나를 멈추게 만들려 했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가타카 속 그들이 믿었던 건

코드의 완벽함이었지만,

내가 믿는 건

결함 속에서 솟아나는 힘이었다.


손잡이를 스치며 올라간 마지막 계단,

숨이 터져 나왔지만

그 숨은 패배가 아니라,

정상에 닿았다는 증거였다.


계단은 나에게 말했다.

“너의 한계는

너의 설계도가 아니라

너의 걸음이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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